목재·물류비 고공행진에.. 가구·인테리어 가격 또 오른다

한샘, 내달까지 제품가 4% 인상
현대리바트, 시공가구 최대 5%
이케아도 침대·식탁 등 평균 6%
목재 ㎥당 57만원 1년새 46%↑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가격인상에 나선다. 지난해이후 급등한 목재 등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어서다. 홈 인테리어 수요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원가 부담은 빠르게 높아져 더 이상 버티거 어려운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이 다음달까지 제품별 순차적으로 약 4% 수준의 가격인상을 단행한다. 한샘은 우선 이달중에 창호와 도어 제품에 대해서 가격을 인상하고 이외 부엌 및 욕실, 마루, 벽지 등 건자재 품목도 다음달부터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다.

현대리바트도 이달 중순부터 온라인몰 주방, 욕실 시공 상품에 한해 판매 가격을 3~5% 인상할 계획이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의 기존 가격은 유지할 예정이다.

LX하우시스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케아 코리아는 새해부터 수납장, 침대, 식탁, 러그 등 전체 제품의 20%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가구 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 압력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실제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침대 프레임 주요 자재로 사용되는 러시아재 목재 가격은 12월 기준 ㎥당 57만원으로, 전년 동기(39만원)보다 46.1% 올랐다.

또한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최근 5110포인트로 2009년 10월 SCFI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만큼 자재수입 등에 투입되는 운송비 부담이 치솟았다. 반면에 원가 압력이 커지면서 수익성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샘의 지난해 3·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226억원이다. 같은기간 현대리바트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4.8% 감소한 40억원으로 후진했다.

지난해 1·4분기 한샘과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46.8%, 50.4%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격 인상은 올해 한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지난해에도 2~3회 가격을 인상했다. 한샘은 지난해 3월, 4월, 6월 등 3차례에 걸쳐 평균 5%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6월, 12월 두 차례 평균 6% 가격을 올렸다. 퍼시스그룹(6월·7월·8월, 평균 5%↑), 신세계까사(9월, 평균 8%↑) 등도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요 원자재인 목재 가격이 오르고 물류비 또한 사상 최대수준으로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가절감에 전사적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