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거 다 해결하고 사퇴해"..광주 찾은 정몽규, 가족 등에 뭇매

이수민 기자 2022. 1. 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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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4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이날 오전 공식 사죄와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예고없이 현장을 찾았다.

욕설과 날선 비판이 난무한 현장에서 정몽규 회장은 고개를 푹 숙인 후 피해자 가족 협의회가 있는 부스로 들어갔다.

정 회장의 입장 발표 중에도 상인들과 피해 가족 일부는 "사건 해결하고 사퇴하세요! 수습하고 사퇴하세요!"라고 계속해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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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사퇴한 정몽규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제가…최선을 다 해서…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다…."(정몽규)

"아뇨! 회장님, 됐고요! 다 필요없고 찾기나 하세요!"(실종자 가족들)

17일 오후 4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이날 오전 공식 사죄와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예고없이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의 방문 소식을 들은 취재진과 인근 피해 상인들, 실종자 유족들이 현장 앞을 빼곡히 메우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어딜 감히 와!", "책임지고 사퇴해! 책임질 거 다 해결하고 사퇴해!"

욕설과 날선 비판이 난무한 현장에서 정몽규 회장은 고개를 푹 숙인 후 피해자 가족 협의회가 있는 부스로 들어갔다.

잠시 뒤 한 여성의 날카로운 고성이 이어졌다.

"다 필요 없다고요! 찾아달라고요, 남편을! 사고가 난지 얼마나 지났는데! 일주일이 되가는데! 이제 와서 뭘 하겠단 거야! 나가!"

피해 가족들에게 뭇매를 맞은 정 회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다.

가족들은 정 회장의 성의없는 "죄송하다"는 말에 '쳇' 하고 헛웃음을 쳤다. 한 남성은 "진작 오셔서 하셨어야죠, 가족들은 피가 말라요"라고 날을 세웠다.

정 회장은 작은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고 가족들은 그의 말을 끊고 "하다가 기계 고장나서 고치고 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여러 대를 준비해서 책임을 져달라"고 요구했다.

3분간 고성과 화, 분노가 이어졌다. 정회장은 준비해온 사과를 하려고 여러번 말문을 열었지만 가족들의 분노에 말을 잇지 못했다.

피해자 가족 대표인 안정호씨는 정 회장에게 "손 떼시고 돈이나 대라. 가족이라 생각하고 모든 장비를 동원해서라도 가족들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 돈 대는 건 얼마든지 대겠다. 너무 죄송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사퇴한 정몽규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 인사를 마친 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가족들의 분은 정 회장의 수차례 사과에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계속되는 '죄송하다'는 말에 한 여성이 울분에 찬 목소리로 "지금 이 시간에 빨리 가서 찾기나 해! 다 필요없어요, 내 눈 앞에 가져다 놔" 하고 소리쳤다.

나가라는 말이 빗발치자 그는 부스에서 쫓기듯 나왔다.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던 정몽규 회장 앞을 이번엔 인근 상인회가 막아섰다. 상인회는 "사고수습은 누가 합니까, 수습하고 사퇴하세요! 수습부터 하세요!"라고 성토했다.

정 회장은 입을 꾹 다문 채 진땀을 뺐다.

이후 정 회장은 기자들 앞에 서 "오늘 아침 대국민 사과했다. 오늘 여기 온 이유는 광주시장을 찾아뵙고, 또 사퇴했지만 책임을 지기위해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입장 발표 중에도 상인들과 피해 가족 일부는 "사건 해결하고 사퇴하세요! 수습하고 사퇴하세요!"라고 계속해서 소리쳤다.

정 회장은 "끝까지 책임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꼭 약속을 지키겠다. 죄송하다"며 "어떠한 일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의 23층부터 38층까지 일부가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중 1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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