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력 피해자 "유죄확정 사건에 비아냥"..여성계, 김건희에 분노

임재우 2022. 1. 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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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캠프의 성평등자문단 공동 단장을 맡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가 타인에게 거리낌 없이 '미투 운동이 돈을 챙겨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김건희씨 발언처럼 힘겹게 용기를 낸 피해자가 조롱받고 비난받는 현실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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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김건희 "안희정 편" 미투 부정 발언
김지은 "음모론적 태도..사과 요구"
전문가들 "끔찍한 2차가해..맞서야"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019년 9월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관련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안희정은 유죄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하늘을 향해 던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안 전 지사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김건희씨는 지난해 인터넷 매체 기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안희정이 불쌍하다”고 발언한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 등으로 알려졌다.

김지은씨는 17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김건희씨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지은씨는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서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9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김지은씨는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의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건희씨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아무개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이 먼저 그거(미투)를 터뜨리면서 그걸 (화두로) 잡자 했잖아. 뭐하러 잡냐고 미투를.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난 안희정 편이었거든. 아니 둘이 좋아서 한 걸 갖다가 완전히 무슨 강간한 것도 아니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건희씨는 16일 관련 발언을 방송한 <문화방송>(MBC)을 통해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건희씨의 해명과 사과가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의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잘못된 발언이 공개되었다면 그 잘못을 사실대로 인정하고 실존하는 피해자에게 직접 그리고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김건희의 발언은 누나 동생으로 칭하는 지간의 사적 대화 공개가 정당한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피해자에 대한 끔찍한 2차 가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른 이들이 사실을 왜곡하려 할 때 앞장서서 이를 바로잡아도 모자랄 유력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이렇게 정반대의 부적절한 인식을 암암리에 드러내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우리는 세상을 미투 이전으로 돌리는 정치에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며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는 권력형 성폭력의 피해자를 조롱하는 김건희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많은 김지은들의 이야기”라고 썼다.

이재명 캠프의 성평등자문단 공동 단장을 맡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가 타인에게 거리낌 없이 ‘미투 운동이 돈을 챙겨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김건희씨 발언처럼 힘겹게 용기를 낸 피해자가 조롱받고 비난받는 현실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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