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부 "비전문적인 보도"..알자지라 지국 방송면허 취소
[경향신문]
카타르 방송사…현지 취재활동 금지
‘반군부 시위 보도’ 2019년 이어 두 번째
수단 군부가 수도 하르툼에 있는 카타르 방송사 알자지라 지국 ‘알자지라 무바셰르’의 방송 면허를 취소했다고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수단 문화·정보부는 현지 쿠데타 반대 시위를 전문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알자지라 무바셰르의 면허를 취소하고, 관련 보도팀 소속 사진·취재 기자의 현지 취재활동을 금지했다. 수단 당국은 15일 성명을 통해 “알자지라 무바셰르의 보도는 직업 윤리와 수단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것으로 우리 국가의 근간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국가 최고 이익과 안보에 해를 끼쳤기 때문에 면허 부여 조건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같은 날 즉각 성명을 내고 “언론 자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국제 인권·언론 기구에 이 같은 언론인의 자유 침해를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며 반박했다.
수단 군부의 알자지라 지국 폐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수단 군부는 2019년 반 군부 시위를 정기적으로 보도하던 알자지라 무바셰르를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폐쇄하고, 이곳에서 일하던 특파원과 직원들의 취업 허가증을 박탈했다. 당시 군부는 30년 철권통치를 이어오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한 뒤 민정 이양을 약속했지만, 즉각 이양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반대 시위에 직면했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10월 군부가 압달라 함독 총리가 이끌던 과도정부를 전복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가 장악하기 전 수단은 2024년 총선 전까지 과도기를 감독하는 군과 민간 관리들로 구성된 주권 협의체에 의해 통치되고 있었다. 군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과도정부를 해산하고 내각 의원들과 정당 지도자들을 구금했다. 시민 수천명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고, 군부가 무력진압하면서 유혈사태로 번졌다. 함독 총리는 지난해 11월 다시 복권됐지만, 지지자들로부터 군정 지배를 도운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지난 2일 총리직을 사임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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