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가 개인방송인가" 오세훈·시의회 의장, 예산 편성 놓고 충돌

김윤주 기자 2022. 1. 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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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TBS(교통방송) 출연금을 놓고 소셜미디어(SNS)에서 또다시 맞붙었다. 김 의장은 “재단 독립화를 가장한 TBS 재갈 물리기”라고 비판했고, 오 시장은 “TBS가 개인 방송이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의 언쟁은 이날 오전 오 시장이 시의회가 ‘서울런’ 예산을 삭감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삭감한 서울시 예산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줄임말) 예산’이라 칭하며 이달 초부터 페이스북에 시의회를 비판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 발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여기에 김 의장이 ‘오세훈 시장님 예산으로 언론을 길들이려고 하는 것은 언론탄압입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TBS 출연금 삭감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서울시는 ‘TBS 재단이 독립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해 예산안에서 TBS 출연금을 기존 375억원에서 122억원 깎은 253억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를 다시 67억원 증액했고 최종적으로 TBS 출연금은 320억원으로 편성됐다.

김 의장은 오 시장에게 “TBS 출연금 삭감 이유는 무엇이냐”며 “서울시는 한 재단의 존립 자체를 뒤흔들 만큼 치명적인 예산 삭감을 계획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내세운 출연금 삭감 이유가 “그럴싸한 포장지”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재단 독립화’라는 포장 아래 ‘언론에 재갈 물리기’를 진행하고자 했던 것이 시장님의 속내”라며 “누가 봐도 돈줄을 쥐고 흔들며 TBS에 재갈을 물리는 꼴이었다”고 했다.

김 의장은 “TBS는 직원 인건비, 청사 유지비, 송신소·방송장비 유지 등 고정비용으로만 연 370억원이 소요되는 기관”이라며 “서울시는 이를 다 알면서도 연간 고정비조차 충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한 뒤 ‘방송의 독립’을 운운하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그러자 오 시장도 곧바로 ‘자극적인 용어로 사실을 호도하지 마십시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오 시장은 “TBS는 당초 교통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지금은 교통정보 제공 기능을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에 뺏겨 TBS의 존재 의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시민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특정 프로그램은 계속 공정성 논란을 야기해왔고, 급기야 개인 방송이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TBS는 2년 전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고 진정한 독립은 의무와 책임도 함께 가야 하는데, 그중 상당 부분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재정적 독립”이라며 “운영 재원은 시민의 혈세로, 방송 내용은 독립적으로 한다는 것이 가당한 논리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TBS 길들이기’ ‘언론탄압’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로 TBS를 옹호한다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고 했다.

한편 이강택 TBS 대표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연말 예산 심의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하며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며 “협찬사업을 적극 유치하고, 우수한 기획으로 제작비 외부조달 비율을 제고하는 등 ‘잘 버는 체질’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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