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7>대통령 후보의 SW인재양성 정책

2022. 1. 17.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 후보가 앞다퉈 여러 정책을 제시한다. 소프트웨어(SW) 인재양성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SW 인재양성을 국가 주요 정책으로 제시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전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SW 인재양성 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명운이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권자가 대통령 후보 SW 인재양성 정책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이유다.

SW 인재양성의 중요성은 늘 강조됐다. SW중심대학을 선정해 지원하고 초·중학교 SW교육 의무화도 시행했다. 정부 주도의 SW교육 사업도 크게 늘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W 인재양성 사업에 전년보다 660억원 늘어난 3285억원을 투입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 '디테일'이다. SW 인재양성 정책이 다각도로 논의되고 시행되지만 현장이 정책을 따라가지 못한다. 초·중학교 SW교육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일부 선도학교 외 상당수 학교에서 '정보' 수업은 학생·학부모, 교사에게까지도 관심 밖 과목이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정보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학생이 몇 명이나 있을까.

학교에서 정보 과목이 관심 밖인 이유는 수업시간 부족 때문이다. 정보 수업시간은 초등학교 17시간, 중학교 34시간이다. 의무수업 시간 대비 정보수업 비율은 초등학교는 0.29%, 중학교는 1%에 불과하다.

수시 부족 문제는 교사 부족 문제와도 연관된다. 교사 정원은 수시에 맞춰 배정되기 때문에 정보과목 교사는 늘 부족하다. SW교육 정상화를 위해 초·중학교 정보 수업시간 확대가 필수다.

SW중심대학 확대도 필요하다. 2015년에 도입된 SW중심대학 제도는 지원 기간 6년이 지난 2021년부터 2차 사업에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2015년에 지정된 1기 대학 중 상당수가 2차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올해도 2016년 선정된 대학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재지정을 통과해야 한다.

SW중심대학이 평가를 거쳐 재지정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라는 것이 문제다. 정해진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잘하든 못하든 몇 개 대학만이 무조건 재지정을 받고, 나머지는 탈락한다. SW중심대학 사업 지속 가능성을 놓고 보면 개선의 여지가 있다.

SW 특기만 평가해 선발하는 'SW특기자' 전형도 크게 축소됐다. 상당수 SW중심대학은 학교 내신을 보고 SW학과 입학생을 선발하는 형태로 회귀했다. SW만 잘해도 대학을 갈 수 있도록 SW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애초의 SW중심대학 취지가 무색하다.

SW중심대학 가치확산 기능도 정상 작용에 한계다. 예산 집행 항목에 외부 교육업체 협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취지는 외부에 의존하지 말고 대학 스스로 가치확산 사업을 하라는 것이다.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교수진이 직접 격오지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외부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면서 SW교육 가치 확산을 할 수 있을까. 열정적인 교수 한두 명을 빼고는 쉽지 않다. 형식적 가치 확산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예산 집행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 가치 확산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문 교육업체와 협력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의 무료 SW교육 사업에도 치밀한 운영이 필요하다. SW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교육받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실질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 정부 SW교육 중 일부는 무료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교육 기관은 급변하는 SW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생은 '공짜'라는 생각에 적극적이지 않다. 치밀한 교육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SW 인재 양성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다. 디테일이 빠진 두루뭉술한 정책은 의미가 없다. 효과적인 정책 방안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 수차례 제시했다. 이제 유권자들의 몫이 남았다. 어느 후보가 더 치밀하게 SW 인재양성 정책을 마련했는지, 현실 가능한 정책을 마련했는지 꼼꼼히 봐야 한다. 우리 손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