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맞다VS아니다', 조송화-기업은행..끝없는 '풀세트' 진실공방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리그 8연패에서 벗어난 IBK기업은행이 아직 조송화(28)와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분쟁을 벌이고 있다.
조송화와 기업은행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에서 진행된 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심문기일에 참석했다.
재판부는 양 측 심리결과를 토대로 이번 주 안으로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앞서 조송화는 지난 해 11월 13일과 16일, 두 차례 경기 후 팀을 이탈하며 물의를 일으켰다. 이탈한 뒤에는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 기업은행에서도 뛰기 싫다" 는 의사를 내비쳤다. 구단의 거듭된 설득에도 돌아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과정에서 원 구단인 기업은행은 사령탑 교체와 외인선수 방출 등을 겪으며 심각한 내홍을 거쳤다. 이후 조송화는 의견을 번복해 구단 복귀를 원했으나 구단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달 13일, 기업은행은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FA)로 방출했다.
조송화의 탈퇴 과정에는 서남원 전 감독과의 불화설이 뒤따랐다.
조송화 본인은 부정했지만 석연찮은 상황은 분명 있었다. 구단은 조송화 이탈 후 약 일주일이 지난 11월 21일, 서 전 감독과 윤재섭 전 단장의 경질을 발표했다. 경질 이유는 "성적부진" 이었다. 그리고 경질이 발표되자 조송화는 복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여론의 심각한 악화로 인해 결국 구단은 조송화를 포기했다. 한 차례 프런트 인사가 교체되며 조송화를 안고가지 않겠다는 뜻을 더욱 확고히 했다.
극대화된 갈등에 결론이 나지 않자 구단은 지난 달 10일,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 상벌위원회 측에 손을 내밀었으나 양 측 주장이 팽팽해 결국 결정이 보류됐다.
이에 조송화는 복귀의 뜻을 굽히지 않고 법원에 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날 재판부가 조송화에게 던진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질문은 "지난 해 11월 13일(팀 이탈 날짜)부터 20일까지 계속 몸이 좋지 않았냐" 였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아픈 와중에) 20일에 복귀의사를 밝힌 이유가 무엇이냐" 다. 서 전 감독의 경질과 조송화의 입장 번복에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었다.
조송화 측은 첫 번째 질문에는 "그렇다" 라고 대답했으며, 두 번째 질문에는 "서 전 감독의 경질은 21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고 대답했다. 또한 "당시 상황은 무단이탈이 아니며, 서 전 감독에게 허락을 받고 구단 측의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고 강조했다.
조송화는 앞서 서 전 감독과의 불화설은 부정했지만, 서 전 감독과 직접 오해를 풀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달 KOVO 상벌위원회에서 구단과 만났을 때는 "(서 전 감독에게) 항명할 생각은 없었으며 훈련을 거부한 적도 없다" 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서 전 감독은 정 반대의 입장을 토로했다. 이미 지난 해 11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조송화가) 내가 뭘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한다, 나와 말하기가 싫은가보다" 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한편, 기업은행은 조송화의 두 번째 증언에 "감독 경질은 그 전날(11월 20일)에 결정됐고, 조송화에게는 그 사실을 미리 알려줄 내부인사가 꽤 있었다" 며, "구단이 설득해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감독이 경질되자 갑자기 복귀의사를 밝힌 것" 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서 전 감독의 경질에 대해서는 "선수의 항명과는 별개로 성적부진 등 다른 내부 요인 때문이다" 라고 주장했다.
설령 법원이 조송화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도 이미 틀어질대로 틀어진 기업은행과는 끝없이 어려운 관계가 될 것이 분명하다. 만일 조송화가 다시 선수 신분을 회복해 코트에 들어선다면, 이미 서서히 다져지고 있는 팀워크에 심각한 균열이 예상된다. 이미 외인 공격수도 한 차례 바뀌었고, 김하경이 주전 세터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자신이 이미 한참 밀려난 상황을 조송화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설령 돌아온다고 해도 그가 안착할 자리가 남아있을지 미지수다. 그러나 조송화는 법원에서도 주장을 굽히지 않고 "팀에 복귀해 선수로 뛰고싶다" 며 재차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분쟁의 핵심을 '잔여연봉 지급' 으로 보고있다.
선수와 구단 모두 입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주심' 역할을 맡은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팽팽한 긴장의 시선이 모인다.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