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 없는 다리 추락사..법원 "24cm 연석은 추락 방지 못해"

최수상 2022. 1. 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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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의 한 농촌에서 70대 남성이 4m 높이의 다리에서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추락방지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울주군에 대해 5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울주군은 법정에서 "사고가 난 다리는 폭 2.4m가량에 길이도 길지 않고, 가장자리에 약 24㎝ 높이의 연석이 양쪽에 설치돼 정상적인 보행자는 추락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망인이 다리 측면의 턱 위에 일부러 올라갔다가 실수로 추락한 경우처럼 본인의 과실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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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70대 사망자 유족에게 50% 배상 판결
자동차 오면 다리 가장 자리로 몰려 위험
앞서 추락사고에 주민들 난간설치 요구 있어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울주군의 한 농촌에서 70대 남성이 4m 높이의 다리에서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추락방지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울주군에 대해 5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울산지법 제12민사단독(판사 이형석)은 70대 A씨의 유족 4명이 울주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유족들에게 총 3300여만 원을 지급할 것을 17일 울주군에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8월 새벽 4시 30분쯤 평소처럼 운동하기 위해 울주군 상북면의 집을 나섰다가 인근 다리 위에서 4m 아래로 추락해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숨졌다
이에 유족들은 안전난간과 경고 문구 표지판조차 설치하지 않았고, 당시 가로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울주군은 법정에서 "사고가 난 다리는 폭 2.4m가량에 길이도 길지 않고, 가장자리에 약 24㎝ 높이의 연석이 양쪽에 설치돼 정상적인 보행자는 추락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망인이 다리 측면의 턱 위에 일부러 올라갔다가 실수로 추락한 경우처럼 본인의 과실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용자가 다리에서 추락할 위험성이 있는데도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관할 지자체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리의 폭이 넓지 않고 높이도 4m에 달해 하천 바닥으로 추락하면 크게 다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자전거 운행자나 마주 오는 보행자가 있는 경우, 이를 피하려던 보행자가 다리 가장자리로 향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양쪽 측면에 약 24㎝ 높이의 연석을 설치해 두었지만 추락을 방지하기에 충분하지 못하고, 오히려 걸려 넘어져 추락할 위험이 있다"며 "특히 2016년 10월 해당 다리에서 한 주민이 추락해 6주의 상해를 입고 난간을 설치해 달라고 한 사례도 있는 만큼 피고의 관리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사고가 발생한 곳이 주거지와 가까운 거리이고, 상당 기간 운동했던 것으로 보여 추락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망인이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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