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물열차, 단둥서 물자 싣고 돌아가..빈 열차 추가 '단둥행'
[경향신문]
북, 생필품 등 긴급물자 수송
코로나 의료·방역 상황 감안
‘교역 완전 정상화’ 예단 어려워
약 1년 반만에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도착한 북한 화물열차가 17일 긴급 물자를 싣고 돌아갔다. 이날 또 다른 화물열차 1대가 단둥(丹東)에 도착해 화물 수송 준비에 들어감에 따라 당분간 북·중간 화물열차 운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화물열차 운행은 북한이 생필품 등 필요한 긴급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것으로, 장기적인 육로 국경 개방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북 소식통들은 전날 북한 신의주를 출발해 중국 단둥에 도착한 화물열차가 이날 오전 7시쯤(현지시간) 단둥역을 떠나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해당 열차는 전날 오전 9시쯤 압록강 철교인 중조우의교를 건너 단둥역에 도착한 뒤 하루 만에 15량 정도의 화물 칸에 생필품과 의약품 등을 싣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날 오전 다시 북한 화물열차 1대가 단둥역에 도착해 화물 수송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북한 화물열차가 중국을 오간 것은 거의 1년 반만이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1월말 국경을 봉쇄하고 중국과의 육로 무역을 중단했다. 이후 3월부터 화물열차 운행이 부분적으로 재개됐으나 같은 해 9월쯤 다시 국경 봉쇄에 들어가 1년 넘게 육상 화물 운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열차 운행 재개는 주로 북한의 필요 물자 수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단둥 도착 당시 북한 열차의 화물 칸은 모두 비어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북한이 생필품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일시적으로 국경을 개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열차 운행이 장기적으로 북·중 육로 무역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대북소식통은 “열차 운행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북·중 무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열차 운행 재개가 육로 무역 정상화의 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감안할 때 정기적인 화물열차 운행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열차 운행이 일시적이거나 간헐적인 것이 될지 정기적인 것이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이 외부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될 경우 이를 스스로 방어할만한 의료·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볼 때 방역 문제가 북·중 교역 완전 정상화에 있어 가장 큰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북한 화물열차 운행 재개에 대해 방역 안전을 확보해 양국간 교역 정상화를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염병의 영향으로 중·북 철도 화물 운송이 한동안 중단됐다 양측의 우호적 협상을 통해 단둥에서 신의주까지 화물 운송이 이미 재개됐다”며 “양측은 방역 안전을 확보하는 기초 위에서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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