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와 K-픽업 '렉스턴 스포츠 칸'은.."계속 달리고 싶다"

박소현 2022. 1. 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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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쌍용차 효자모델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옆에 기존의 효자모델 티볼리가 주차돼 있다 [사진제공=박소현 객원기자]
쌍용자동차의 효자 모델이 바뀌었다. 쌍용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로 해당 세그먼트 강자로서 입지를 넓혔고, 살아남았고, 싸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쌍용차를 대표하는 차량이자 높은 판매량으로 회사 자체를 견인하는 모델은 ‘렉스턴 스포츠&칸’이다.

쌍용차는 2022년 새해가 밝자마자 상품성을 강화한 국산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했다. 신형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강력해진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국내 픽업트럭 최초로 첨단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이다. 16가지의 첨단 주행 보조시스템(ADAS)으로 높은 안전성도 갖췄다. 거기다 최상위 트림인 익스페디션 모델 가격이 3985만원이라는 점에서 아웃도어 레저를 위한 세컨카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타봤다. 쌍용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모델로 서울 영등포에서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학교 인근까지 왕복 80km를 달렸다. 달렸다고 해야 할까. 평균 시속은 30km 언저리였지만.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의 차체 크기는 전장 5405mm, 전폭 1950mm, 전고 1855mm, 축거 3210mm [사진제공=박소현 객원기자]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은 기본 모델에 내외관 스타일링을 더하고 편의·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한 렉스턴 스포츠 스페셜 모델이다. 첫인상을 더욱 웅장하게 만들어주는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전용 엠블럼이 돋보인다.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RCTA)와 후측방 충돌보조(BSA) 등을 포함한 16가지의 능동형 안전기술의 ADAS 시스템도 기본 적용됐다.

시승차를 받으러 갔더니 키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하나를 건네받았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인포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원격 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된 기기였다. 해당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걸고 공조 장치를 작동시켜 실내를 데운 다음 차량이 주차된 곳으로 향했다.

일단 크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은 이름도 길고 차체도 길다. 전장 5405mm, 전폭 1950mm, 전고 1855mm, 축거 3210mm다. 경쟁모델인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10mm 길고, 65mm 넓고, 60mm 높으면서 축거는 48mm 짧다. 지하주차장 주차칸을 가득 채우며 드릉드릉 코를 골며 운전자를 기다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픽업트럭으로 2열에 사람을 태울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2열 착석 시 레그룸이 넉넉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2.2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낸다 [사진제공=쌍용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업그레이드된 2.2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한다. 제원상 이전 모델보다 15마력과 2.2kg·m가 향상됐다. 페달이 민감하고 가속도 너끈히 해낸다. 생각 이상으로 가속페달이 쉬이 밟혀 픽업트럭을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했다.

다만 브레이크 답력이 아쉬워 쌍용차에 문의한 결과, 시승 행사를 오프로드 캠핑 식으로 계획했다가 오미크론 확산세를 고려해 취소한 터라 순정타이어가 아닌 오프로드용 쿠퍼타이어가 장착돼 있다는 답을 얻었다. 아쉬웠다. 오프로드 세팅을 한 픽업트럭으로 심지어 달릴 수도 없는 서울 도심을 달려야 한다니. 그래서 휠을 경기도로 틀었다.

수원광명 고속도로에 올랐다. 그제야 렉스턴 스포츠 칸은 진가를 발휘했다. 랙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R-EPS)은 무겁지 않은 조향감을 자아냈고, 4륜구동 시스템은 아직 얼어붙은 도로 위를 안정적으로 내지르는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기존 모델에는 없었던 차선유지보조(LKA) 기능도 영민하게 주행을 보조했다. 체험해보진 못했으나 다이내믹 서스펜션은 높이를 약 10mm 상승시켜 안정적인 험로 주파를 지원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쌍용차는 사고로 에어백이 작동될 경우 인포콘 상담센터를 통해 조치 받을 수 있는 에어백 전개 알림 서비스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10년 무상 제공한다 [사진제공=쌍용차]
픽업트럭에서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줄 몰랐다. 계속 달리고 싶었다. 그러나 곧 시작된 도로정체 때문에 더는 시원하게 달리지 못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렉스턴 스포츠 칸으로 정체 구간을 주행하기는 피곤한 일이었다. 그래도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규제인 유로6D 스텝2를 충족하는 모델이니 뒤차에 질소산화물(NOx)을 마구 끼얹을 우려는 들지 않았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구매 시 용도와 수요에 맞게 데크를 선택할 수 있다. 데크 용량(VDA 기준)은 1262ℓ이며 최대 700kg까지 적재 가능하다. 4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3t까지 견인해내며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기능이 탑재돼 더욱 안전한 레저활동을 돕는다.

아울러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은 차량 시동과 공조장치 작동을 비롯한 원격제어와 보안, 차량 관리는 물론 스트리밍 콘텐츠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까지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고로 에어백이 작동될 경우 인포콘 상담센터를 통해 조치 받을 수 있는 에어백 전개 알림 서비스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10년 무상 제공된다. 실주행 연비는 10km/ℓ 수준이었다.

쌍용차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제공=박소현 객원기자]
지난 2021년 매달 쌍용차는 월간 판매실적을 발표하면서 렉스턴 스포츠 칸의 출고 적체 물량이 3000대를 넘는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수급난을 겪고 있는 와중에 회생 및 인수합병(M&A) 절차를 밟아왔다.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와 운영자금 부족으로 직원 급여 감봉과 평택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렉스턴 스포츠 칸은 신형 K-픽업트럭에 대한 기대 속에서 출시되자마자 생산이 중단됐고, 회사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채 출고 지연 소식을 달마다 알렸다. 그런 물량이 매달 3000~4000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쌍용차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모든 차량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 역시 렉스턴 스포츠였다. 2021년 한 해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5만6363대였고 이의 46%에 달하는 2만5813대를 렉스턴 스포츠&칸이 담당했다. 현재로서 쌍용차의 회생과 쌍용차 브랜드 자체를 담당하는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쌍용차가 계획하고 있는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쌍용차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는 지난 10일 우선협상대상자이자 유력한 ‘새 주인’으로 여겨졌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에디슨모터스는 인수대금(3048억)의 10%(이행보증금 포함)에 해당하는 계약금 납입을 완료했다.

쌍용차에는 향후 관계인 집회 채권자 및 주주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통해 회생절차를 종결짓는 절차만 남게 됐다. 쌍용차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능력을 우려하고 있으나 새 주인을 맞아야만 렉스턴 스포츠가, 쌍용차가 계속 달릴 수 있다.

쌍용차는 2002년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액티언 스포츠(2006), 코란도 스포츠(2012), 렉스턴 스포츠(2018)에 이르기까지 약 20년 동안 픽업 시리즈의 계승을 통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이용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진화하며 대한민국 K-픽업 시장을 이끈 주역이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의 다음 세대 픽업도 계속 달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신형 렉스턴 스포츠 칸의 판매 가격은 ▲와일드 2990만원 ▲프레스티지 3305만원 ▲노블레스 3725만원 ▲익스페디션 3985만원이다.

쌍용차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제공=쌍용차]
[박소현 매경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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