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 인력난, 이제 로봇이 해결?
[경향신문]
급격한 고령화 속에 농어촌지역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농어촌 지역의 인력난을 로봇으로 해결하고, 농어촌 로봇산업을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가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충남도는 ‘농어업용 협동로봇 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래사업 발굴과제 기초연구 결과보고회’를 17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양승조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었다.
이날 제시된 과제 중 관심을 끈 것은 ‘농어업용 협동로봇’이다. 농어업용 협동로봇은 농·축산업과 어업 분야에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도와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로봇을 말한다. 아직까지는 농어업용 로봇이 단독으로 각종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람과 힘을 모아 작업을 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개발, 농어촌에 보급하겠다는 게 충남도의 구상이다.
충남도는 농업, 축산업, 어업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지역 특성상 농어업용 협동로봇 산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농어업용 협동로봇은 인력난을 해결하고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이 산업 자체가 지역의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떠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도가 구상하는 농어업용 협동로봇은 다양하다. 과수 농가에서는 농업인이 사과·배·복숭아 등 과일을 따면 ‘과수원용 협동로봇’이 수확한 과일을 창고까지 운반하고 다시 돌아와 작업을 반복하는 형태로 농촌 일손을 도울 수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물류창고나 서비스 분야 등에서는 비슷한 로봇이 이미 도입되고 있다”면서 “고령 농업인들이 힘을 덜 들이고도 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로템은 농업용 입는 로봇(웨어러블 로봇)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조끼형 로봇의 경우 농업인들이 장시간 팔을 들어올려 작업할 때 나타나는 팔과 어깨의 피로감을 덜어주는데 효과가 크다. 이 업체는 높은 곳에 있는 과일을 수확하거나 무거운 수확물을 운반할 때 농업용 입는 로봇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축산업 분야에서는 가축에게 사료를 주는 작업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각종 가축 전염병을 방제하기 위해 약을 뿌리는 작업 등에 ‘축산용 협동로봇’을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업 분야에서는 바다에 설치한 그물을 ‘어업용 협동로봇’이 대신 걷어올려 어업인의 일을 도울 수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2018년 65조원에서 2024년 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농어업용 협동로봇은 단순히 농어촌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중심 산업으로 키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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