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에게 최강 아이언샷 있다면 .. 안나린의 무기는 자신감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2022. 1. 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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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사진 KLPGA 제공>
안나린. <사진 KLPGA 제공>

최혜진(23)은 2018년 2승을 거두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에 올랐다. 2017년 아마추어 시절 이미 2승을 거뒀던 그와 신인왕을 다툴 마땅한 경쟁자 자체가 없었다. 최혜진이 신인왕과 대상을 동시에 받았던 2018년, 안나린(26)은 상금랭킹 47위였던 평범한 선수였다.

202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혜진과 신인왕을 다툴 안나린이 과연 KLPGA 신인 시절 랭킹이 몇 위나 했는 지 궁금할 것이다. 대충 5~10위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해 볼 지 모르겠지만 정답은 '그의 신인 랭킹은 아예 없다'이다.

안나린은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던 2015년 정규 대회인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 월요 예선을 통해 처음 출전했다. 그 해 정규 투어 대회에 두번 출전한 게 전부였지만, 당시 규정상 2015년이 '신인의 해'가 됐고 2개 대회에서 모두 컷탈락하는 바람에 신인상 포인트를 따내지 못해 결국 '안나린'이란 이름 자체가 신인 랭킹에서 빠졌다.

올해는 LPGA 투어에서 동등한 위치에서 신인왕을 다투지만 KLPGA 투어에서는 둘의 출발선이 너무 달랐다. 비슷한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혜진과 안나린은 여러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안나린에게는 있고, 최혜진에게는 없는 것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단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은 최혜진과 늦게 꽃을 피운 안나린은 확실히 대비된다.

지난 해 비록 처음으로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지만 최혜진은 2017년 2승, 2018년 2승, 2019년 5승, 2020년 1승 등 4년 연속 우승 행진을 벌이며 승승장구했다. 지난 해도 상금랭킹은 11위로 최악은 아니었다.

반대로 안나린은 평범한 선수에서 부지불식간에 스타로 떠오른 케이스다. 2018년 상금 47위였던 안나린은 생애 첫승을 포함해 2승을 거둔 2020년 상금랭킹 4위까지 올랐고 역시 우승이 없었던 지난 해에도 상금 9위로 톱랭커다운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안나린은 현재 상승 곡선을 타고 있고, 반대로 최혜진은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기는 하다.

둘은 LPGA 투어를 공략할 주무기도 다른 편이다. 최혜진에게는 막강한 아이언 샷이 있다. 최혜진은 4년 연속 KLPGA 그린적중률 1위를 차지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고 그린적중률 80% 밑으로 내려온 적도 없다. 최혜진은 장타력까지 갖췄다.

안나린의 무기는 퍼팅이다. 2019년 평균 퍼팅 순위 8위에 올랐던 안나린은 2020년 15위, 그리고 지난 해에는 2위까지 치고 올랐다. 일단 그린 위에 공이 올라가면 웬만해서는 3퍼트를 하지 않는다.

사실 지금 안나린에게 장착된 최대 무기는 자신감일 것이다. 2020년 2승을 거두면서 생기기 시작한 자신감이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 합격하면서 최고조로 올라 있다. 이 리듬을 그대로 타면 LPGA 신인왕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KLPGA 투어에서는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신인왕에 대한 욕심이 안나린의 도전 의욕을 더욱 자극하고 있는 형국이다.

비록 지난 해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최혜진 역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면서 자신감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내 신인일 때부터 너무 화려한 성적을 내다보니 안일한 마음이 생겼을 수도 있는 최혜진이 이제 큰 무대로 눈을 돌린 만큼 뚜렷한 목표 의식과 함께 자신감도 충만해졌을 것이다. 그의 목표 역시 신인왕이다. KLPGA에 이어 LPGA까지 2개 신인왕 타이틀을 모두 갖고 싶은 마음이다.

다른 면이 많지만 지금 둘에게는 꾸준함이란 같은 무기가 있다. 지난 시즌 우승은 없지만 톱10에 든 횟수가 11차례로 같다. 안나린은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9위에 올랐고 최혜진은 1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우승 없는 선수 중 가장 상금을 많이 획득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선수가 안나린과 최혜진이다.

그리고 두 선수에게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풀고 싶다'는 공통된 마음도 있다. 아쉬움을 풀 첫번째 무대로도 둘은 같은 대회를 택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적응에 들어간 두 선수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 레이턴에서 열리는 게인브리지 LPGA에 출전해 신인왕을 향한 대장정에 돌입한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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