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기시다 21일 첫 화상정상회담..대북정책·중국견제 논의(종합2보)
일본 총리관저 "北, 평화·안전 위협..납치문제 협력 확인 중요"
코로나19 확산에 대면 회담 불발
(워싱턴·도쿄=연합뉴스) 백나리 이세원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정상회담을 한다.
직접 만나는 방식은 아니지만 이들이 정식으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견제와 대북 공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등이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양국 정부와 경제, 국민의 유대 심화를 위한 것"이라며 미일 화상정상회담 계획을 발표했다.
사키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과 전세계의 평화와 안보, 안정에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인 미일동맹의 힘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증진하는 데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신기술 협력 확대 등을 거론했다.
또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의 비공식 협력체 '쿼드'를 통한 협력 확대도 거론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일본 시간 1월 21일 밤에" 화상회의 방식으로 회담할 예정이라며 17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앞선 발표를 확인했다.
그는 "안전보장, 경제, 지역 정세나 지구 규모의 과제와 같은 공통의 중요 과제에 관해 일미(미일) 양국 수뇌 사이에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것"이라면서 두 정상의 신뢰를 두텁게 하고 동맹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회담에서 두 정상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언급해 중국에 대한 견제를 부각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일 양국의 발표를 보면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미일동맹의 역할 확대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은 중국이 해양 질서나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인식을 전제로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북한이 연초부터 무력시위를 연달아 감행하는 가운데 회담이 이뤄지는 만큼 미일 정상 간 대북 공조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최근 이어진 북한의 발사 등이 "우리나라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규정했으며 "납치 문제의 즉시 해결을 위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수뇌 사이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해 대북 정책이 중요 의제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반복해 발사하는 가운데 대북 제재 강화 등을 논의할 것이냐는 취지의 물음에 "회담 의제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의 입장이나 미국과의 대화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예단을 가지고 답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반응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 방문을 모색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의 상황 탓에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내외의 코로나19 감염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국내의 코로나19 대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이번달 정기 국회 개회 전 미국 방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하면서 워싱턴DC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과도 회담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불발됐다.
두 정상은 작년 11월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계기로 현지에서 잠깐 만났다. 일본 정부는 이를 '단시간 간담'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포위망 구축에 있어 일본 정부와의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4월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으로 백악관 대면회담을 한 정상도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였으며 당시 논의의 중심이 대중·대북공조에 맞춰졌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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