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시즌2" vs "악질 정치공작"..김건희 7시간 녹취록 후폭풍

박기범 기자,윤다혜 기자 2022. 1. 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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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순실보다 더 영악..野 '문제 모르나'" 비판
野 "정치공작..MBC, 李 '가족 욕설'도 보도해야"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록'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윤다혜 기자 = 정치권은 17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 일부를 공개한 MBC 보도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권은 국정농단 사태의 최순실에 김씨를 비유했고, 야권은 정치공세라며 2차 방송을 중단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시청 소감은 보수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 의해 완벽하게 접수되어 선거를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씨는)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보다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든가, 박근혜의 탄핵도 보수가 한 것이라는 김씨의 논평은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며 "윤 후보가 탄핵을 뒷받침한 칼잡이 검사였다가 이제와 보수 텃밭에서 후보가 되었으니 다분히 표를 의식한 계산된 발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미투(Me too·성폭력 고발 운동)가 터지는 것이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 아닌가'라는 발언에 대해선 "대한민국 최고의 공직을 노리는 배우자로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소한도의 주의를 요하는 수준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 "'김건희 리스크'라고 말했었는데 어찌 보면 최순실의 기시감이 든다"며 "최순실 시즌2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현 대변인은 "김건희씨 본인 입으로 '우리 캠프로 들어와라. 잘하면 1억도 줄 수 있다' 이런 얘기를 계속하는 것은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왔다는 걸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 선대위의 인식에 경악한다. 정말 문제를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눈 감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김건희씨는 기자에게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서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고, 이는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과 제97조 위반"이라며 "또 김건희씨의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의 관점이 반인권적, 반사회적이라면 문제가 된다"며 "윤 후보도 김건희씨와 같은 인식을 가진 것이 사실인지, 이 대표처럼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권혁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부단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올렸고, 김은혜 선대위 공보단장은 해당 보도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고 이병철씨의 사망을 덮으려는 기획에서 시작됐다는 투의 발언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권 부단장은 "(김씨 녹취록에는)기자에게 1억 운운하며 매수하려고 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고, 미투 문제에 대한 인식, 또 윤 후보조차 그 잘못된 인식에 동의한다는 발언까지 소개됐다"며 "이런 부분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오히려 '권언유착이다', '정치 기획이다' 등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국민의힘 태도가 아주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건희 녹취록 방송화면 캠쳐. © 뉴스1

반면 국민의힘은 "매우 악질적인 정치공작 행위"라며 MBC가 공정 원칙을 지키려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의 '가족 욕설 녹취'도 함께 보도하라고 역공에 나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회의에서 "불법 녹취가 6개월여에 걸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행해진 것은 단순히 취재윤리 위반을 넘어섰다"며 "매우 악질적인 정치공작 행위"라고 규탄했다.

권 선대본부장은 "취재를 빌미로 접근해 관심을 산 뒤 상대의 호의를 이용해 저열한 목적을 이루려 한 행위는 도덕적 차원에서도 매우 사악한 행위"고 비판했고, 방송을 한 MBC를 향해서는 "불법 녹취물을 반론권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대선 목전에 방송함으로써 정치공작의 선봉을 자행했다"고 날을 세웠다.

윤재옥 선대부본부장은 "방송 내용이 어느 쪽에 불리하고 유리하냐를 넘어 취재 과정에 불순한 의도와 정치공작적 음습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며 "MBC는 더 이상 (김씨 녹취록) 방송을 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장예찬 청년본부장은 "MBC가 공정한 방송이라면 공정하게 이재명 후보의 가족 욕설과 김혜경씨의 논란이 되는 조카 협박 녹취파일, 얼마 전 돌아가신 고 이병철 씨의 변호사비 대납 증거 녹취도 같이 방송하라"며 "(이 후보 관련 녹취를) 7시간이 아니라 7분만 틀어도 민주당은 후보 교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 "정치 공작성 녹음이었고, 공중파인 MBC가 보도했는데 이것은 언론의 자유, 공인으로서의 검증,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운, 일종의 저급한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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