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4번째 무력시위' 북한, 美 기대 접고 중국과 밀착
北도발→美제재→北 반발 패턴..중국과는 '교역재개'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새해 들어 네 번째 무력시위 카드를 꺼내든 북한이 중국과는 '밀착' 미국과는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자칭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고 14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 훈련에 이어 이번까지 계속해서 무력행보를 보이고 있다.
◇ 멀어지는 북미…北도발→美제재·경고→北 반발·무력시위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강대강'으로 맞서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그간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시험유예)이 유지되는 수준의 상황 관리 차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탐지·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미사일 위협에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했다는 관측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북한 인사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기관 1곳으로 지정하는 독자 대북제재를 단행하며 맞수를 둔 것은 일련의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관련 독자 제재를 취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도 기존 제재 명단에 북한 국적자 일부를 추가하려는 행보도 보이고 있다.
그러자 북한은 14일 외무성 대변인을 내세워 "미국이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 자세를 취해간다면 우린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대강 선대선' 기조를 재확인했다.
일련의 북미 간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 발 물러설 조짐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인사들의 대북메시지 '수위'도 한 층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MSNBC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잇따른 무력행보는 '관심 끌기용'이라고 폄하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전날 '우리 무기고(arsenal)에도 많은 도구가 있다'며 해석에 따라서는 '무력 대응의 여지를 남겼다'고 볼 수 있는 강경 발언을 내놨다. 미 국방부가 아닌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국무부에서 이러한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관측이다.
◇ 북중교역 임박, 비난 자제하는 중국…북중 '밀착' 북중 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면 북중 간 밀착 행보는 더욱 두드러지는 기류가 감지된다.
중국은 지난 11일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발사했을 때도 '각 관련국은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에도 북한의 '뒷배'를 자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바로 앞둔 시점임에도 북한 미사일 도발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도 북한 입장에서는 호재"라며 "결국 북한은 이러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질주 중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북한 미사일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대응에 있어서도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9월과 10월, 각각 북측의 극초음속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당시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도 중러의 반대로 공동대응이 '불발' 된 바 있다.
이와 함께 16일 북한 신의주에서 출발한 북측 화물열차가 중국으로 입성했는데 외교가에서는 북중 무역 재개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열차 운행은 북한이 지난 2020년 1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며 국경을 봉쇄한 뒤, 2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를 두고 단발성 물자 수송인지 완전한 육로무역 재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점진적 국경 재개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5일 이후부터는 무력시위 행보를 사흘(11일, 14일, 17일) 단위로 이어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발 일상화'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2월4일)이 임박했을 때부터는 북측이 축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행보는 자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대외환경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그래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미사일 발사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월 김정일 생일(광명성절·2월16일) 80주년을 앞두고 주민들의 체제결속 도모, 평화공세로의 전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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