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에 발걸음 떼니, 보라색 꽃잎이 황홀하게 흩날린다

오남석 기자 2022. 1. 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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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4일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 문을 연 미디어아트 정원 '광화원'의 모습이다.

'광화원'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광화문 일대를 문화관광 콘텐츠와 실감 기술을 결합한 실감콘텐츠 체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광화시대' 프로젝트의 두 번째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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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 문을 연 미디어아트 정원 ‘광화원’에서 인터랙티브 실감콘텐츠 ‘영원한 생명력’이 상영되고 있다. 관람객의 발걸음을 따라 꽃잎이 흩날리고, 걸음을 멈춘 자리에서 나비가 날아오르고 있다. 김선규 기자

■ 미디어아트 정원 ‘광화원’ 메트로미술관서 오픈

‘광화시대’ 프로젝트 콘텐츠 2탄

지친 도시인에 ‘힐링 공간’ 제공

인터랙티브 영상 기술 적용해

관람객 동선 파악 형상 바뀌어

AI 관광안내소 ‘광화인’ 개관도

캐릭터 민호, 손님 질문에 답변

#1. 가로 13m, 세로 8m 크기의 어두운 방이 순식간에 연보랏빛 꽃 정원으로 변했다. 조심스레 들어서니 마치 실제 꽃밭을 걷는 듯 발걸음을 뗄 때마다 바닥을 가득 채운 꽃잎이 흩날렸다. 황홀경에 멈춰 서자 발밑에서 나비들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벽면의 꽃 폭포를 타고 날아올랐다.

#2. 순간 화면이 바뀌더니 대나무 숲 한가운데였다. 바람 소리에 맞춰 대나무가 흔들렸다. 실제 숲 속에 있는 듯 입체적으로 울리는 소리에 멍해질 무렵 대나무 숲이 이내 폭포수로 바뀌었다. 벽면을 타고 쏟아진 물이 바닥으로 이어지는데, 관람객의 발에 부딪히면서 두 갈래로 갈라졌다.

이는 14일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 문을 연 미디어아트 정원 ‘광화원’의 모습이다. ‘광화원’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광화문 일대를 문화관광 콘텐츠와 실감 기술을 결합한 실감콘텐츠 체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광화시대’ 프로젝트의 두 번째 콘텐츠다. 지난해 12월 17일 5세대(G) 기술로 마련된 콘서트 ‘광화풍류’가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면 ‘광화원’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친 도시인들의 곁에 휴식과 회복의 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빛의 확산을 뜻하는 광화(光化)라는 명칭을 반영하듯 ‘광화원’은 ‘생명의 빛’ ‘소통의 빛’ ‘영원의 빛’ 등 3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강화LED 패널과 32채널 스피커로 이뤄진 전시공간에서 상영되는 8종의 미디어아트 작품은 한국의 문화유산과 첨단 기술, 자연친화적 철학을 한데 어우른 것을 특징으로 한다. 연보랏빛 꽃 정원의 모습을 한 ‘영원한 생명력’, 대나무숲과 폭포수를 형상화한 ‘소리의 풍경’ 등은 전시 영상이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가 대표적이다. 전시 공간에 설치된 센서들이 관람객의 동선을 파악, 관람객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잎이 날리고 물길이 바뀌는 형상을 구현한다. 32채널 스피커는 소리가 관람객을 중심으로 이동하며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경주 동궁 및 월지, 보길도 세연정, 한강 밤섬을 연결한 ‘시간의 풍경’은 5G 기술을 예술에 접목한 사례다. 전시 화면에 세 곳의 실시간 온도와 습도, 풍속이 표시되는데, 그에 따라 관람객들이 보는 화면도 달라진다. 13일 오후 3시쯤 동궁과 월지는 온도 섭씨 0.94도, 습도 31%, 풍속 7.99m/s로 표시됐고, 세연정은 섭씨 0.18도, 습도 49%, 풍속 11.51m/s로 나왔다. 날이 추웠던 만큼 전시공간 내의 꽃과 나뭇잎 등의 색이 옅고 무채색에 가까웠다.

‘광화원’과 함께 공개된 ‘광화인’은 심층학습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관광 안내소 격이다. K-팝 보이그룹 샤이니(SHINee)의 민호, 미국 출신 트로트 가수 마리아 등 실존 인물의 영상과 음성을 3D 360도 입체영상 기법으로 촬영해 AI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관람객들은 이들과 실제로 대화하는 듯한 체험을 하며 이들로부터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 등 광화문 일대 문화유산과 관광지, 맛집 정보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서비스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제공된다.

‘광화원’은 한 번에 10명, ‘광화인’은 4명씩 입장해 관람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오전 10시∼오후 10시 이용할 수 있고 ‘광화시대’ 인터넷 홈페이지(www.gwanghwasidae.kr)를 통해 사전 관람예약도 가능하다.

총 8종으로 이뤄진 ‘광화시대’ 프로젝트의 나머지 콘텐츠들은 2월 4일과 25일 추가로 공개된다. 특히 2월 25일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미디어캔버스로 구축한 ‘광화벽화’가 공개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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