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받을 나이 아닌줄"..설사 잦은 20대 이것 늘었다
20대 중반의 김모(남성) 씨는 평소 설사가 잦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던 중 지난 9월부터 한달 동안 심한 설사와 복부 불편감이 지속됐다. 김 씨의 이런 건강 상태를 알게 된 가족들은 병원 방문을 권유했다. 과거 모친이 대장암을 앓았고 전이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입원해 CT와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검사 결과 하행결장에 부분폐쇄성 대장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임파선 전이가 된 좌측 대장암 3기였다. 김 씨는 곧바로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한달간 몸을 추스른 후 항암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평소 혼자 자취 생활을 하며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여성 이모 씨는 2019년 3월 어느 날 갑작스러운 복통과 함께 발열을 느꼈다. 심한 고통을 호소한 이 씨는 가까운 응급실로 이송됐다. 복부 CT 검사 결과에서 횡행결장에 큰 덩어리가 발견됐다. 가족력이 없었지만 걱정이 앞선 이 씨는 가천대 길병원으로 전원돼 입원 수속을 서둘러 밟고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대장암 2기였다. 곧바로 수술 일정이 잡혀 원위부 횡행결장을 포함한 복강경 좌위 결장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혹시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경구 항암치료를 몇 달간 지속했다. 현재 이 씨는 수술 후 2년이 지나 건강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정기 대장내시경 검진을 비롯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대장암은 고령이 주요 발병 원인이지만, 20대 대장암 환자도 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다.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암이 생겼으리라 생각하지 못해 방치하다가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또 조기 발견됐더라도 상대적으로 암 세포가 전신에 빠르게 퍼질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이원석 교수는 "대부분의 20대 대장암 환자는 별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무증상으로 지내다가 병기가 진행돼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암은 고령자에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건강검진에 소홀한 20대의 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5대 암(위, 간, 유방, 자궁경부,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20대는 최근 5년간 45%나 급증했다. 5대 암 중 20대 환자는 2014년 3621명에서 2018년 2만 1741명으로 급증했다. 대장암만 놓고 보면 2020년 20대 대장암 환자는 총 492명(남성276명, 여성 216명)으로 전체 환자 15만 9498명 중 0.3% 비중으로 크지 않지만, 최근 5년간 환자 수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원석 교수는 "대장암은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식습관이 불규칙한 경우 젊더라도 가벼운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가족력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생각될 경우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과 같은 검진을 받는 것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 검진을 위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대장암 주요 증상으로는 출혈과 배변습관 변화가 있다. 대장 출혈은 혈액이 대장을 지나면서 변색되기 때문에 개인이 알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피로감이나 허약감, 숨 참 등의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배변습관 변화로는 변비, 설사, 잔변감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우측 결장암은 소화불량,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좌측 결장암은 대변 굵기 감소나 배변 습관변화 등의 특징이 있다.
대장암 검사는 대변에 미세하게 섞여 있는 혈액을 시약을 통해 검출하는 '대변잠혈검사'로 이뤄진다. 이 검사에서 혈액이 검출되면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대장내시경검사는 대장 전체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용종제거술이나 조직검사 등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이원석 교수는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식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전체 음식물 중 지방 비율을 낮추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방향으로 식단을 꾸려야 한다"며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가급적 많이 섭취하고, 육류섭취나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규칙적인 식생활과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진행해 소화기 계통에 활력을 주는 것도 대장암 및 전체 암 발생을 현격히 감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는 외과적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암이 존재하는 부위를 따라 대장을 절제하며 관련 임파선과 혈관을 함께 절제한다. 최근에는 통증 경감과 빠른 회복, 운동이 가능한 복강경수술로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암의 진행정도에 따라서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면역요법이 이뤄진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씨젠 매출 `폭풍 성장`…12월에만 2천억 넘어
- 스포츠카로 출근하던 대학총장…500만뷰 유튜브 영상 정체
- 주영식 신임 특허심판원장
- 겨울철 나도 모르게 `찔끔`…중년 여성의 고민 `요실금` 관리법은?
- 부민병원, 협진 시스템 비대면 진료 `순항`…스마트의료 실현 `성큼`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 늘어난 ‘진짜 이유’
-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취업비리X전처·전여친 사생활 폭로 파문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