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마스크를 썼더니..호감도가 상승했다

곽노필 2022. 1. 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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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 피로도가 쌓이면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이 맨 얼굴보다 호감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공개학술지 '인지연구 : 원리와 의미'(Cognitive Research: Principles and Implications)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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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거나 약한 사람' 고정관념 벗고
심리 안정시키고 긍정적 감정 유발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가 효과 최고
코로나가 마스크 인식 전환 계기로
마스크를 쓰면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오미크론 변이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 피로도가 쌓이면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델타보다 감염력 훨씬 강한 오미크론 감염을 예방하려면 에어로졸 보호 효과가 뛰어난 마스크를 쓰도록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생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이 맨 얼굴보다 호감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공개학술지 ‘인지연구 : 원리와 의미’(Cognitive Research: Principles and Implications)에 발표했다.

더 흥미로운 건 마스크 중에서도 1회용 의료 마스크의 외관 개선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의료용 마스크는 질병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호감도를 떨어뜨린다는 코로나19 이전의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 것이다. 이번 연구도 사실은 이를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루이스 교수(심리학)는 일간 ‘가디언’에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함에 따라 기존 마스크 인식이 바뀌었는지, 바뀌었다면 마스크의 모양이 영향을 끼쳤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스크 실험에 사용한 사진의 사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맨얼굴과 노트북, 의료용 마스크, 천마스크로 가린 얼굴. Cognitive Research

의료용 마스크 효과가 가장 좋은 이유는?

연구진은 영국인들이 마스크 착용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인 2021년 2월 실험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우선 43명의 여성 실험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성, 천 마스크를 쓴 남성,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쓴 남성, 마스크 대신 검은색 표지의 노트북으로 얼굴 하단을 가린 남성의 얼굴 사진을 각각 보여주고, 매력도를 점수(7점 만점)로 매겨줄 것을 요청했다.

점수를 살펴본 결과, 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거나 노트북으로 얼굴 하단을 가린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매력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일회용 수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었다.

루이스 교수는 “이런 결과는 마스크를 질병과 연관지어 마스크 쓴 사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팬데믹 이전의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이 마스크 착용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된 셈이다.

연구진은 의료용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때 호감도가 가장 높은 것은 팬데믹 이후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하는 의료 종사자에게 익숙해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의료용 마스크를 보면 간호사 또는 의사를 연상하게 돼 심리가 더 안정되고 마스크 착용자에게 더 긍정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진화심리학과도 관련이 있다. 진화심리학에선 사람이 얼마나 건강한지가 짝을 선택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질병을 연상시키는 마스크는 짝으로 선택을 받는 데 감점 요인이다. 루이스 교수는 “하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마스크가 더는 질병 또는 오염의 단서로 기능하지 않는 심리적 전환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마스크의 호감도 상승 효과는 남성과 여성에게 동일하게 나타났다. 픽사베이

가려진 부분을 과대포장하는 뇌

연구진은 또 마스크를 쓴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는 뇌의 인지 방식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마스크를 쓰면 자연스럽게 얼굴 부위 중 눈에 시선이 쏠리게 된다. 보이지 않는 나머지 얼굴 부위는 뇌가 상상력으로 채워넣는데, 이때 실제보다 과대포장된 모습으로 채워진다는 것이다. 루이스 교수는 그 근거로 얼굴의 왼쪽이나 오른쪽 절반을 가리는 것도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이전의 다른 연구 결과를 들었다.

연구진은 이어 남성이 마스크를 쓴 여성을 바라봤을 때의 반응을 실험한 연구도 진행했다. 루이스 교수는 “연구 결과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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