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퇴.."신뢰 땅에 떨어져 참담함 금할 길 없다"
[경향신문]
지주사 회장 자리 유지
‘반쪽짜리 책임’ 비판도
“건축물 보증기간 30년
모든 현장서 안전진단”
정몽규 HDC회장이 광주참사에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다만 지주사(그룹) 회장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반쪽짜리 책임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사장과 하원기 전무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거취와 관련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1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외벽붕괴 사고 발생 엿새만에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은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국민의 신뢰를 지키고자 했지만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 마음이 아프다”면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산업개발 대주주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정 회장은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대주주로서 책무는 다 하겠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신뢰회복이 최우선이고, (제가) 향후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퇴로 제 책임이 벗어난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는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발을 시작으로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철거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시거나 다치셨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면서 “전국 건설 현장에 대한 외부 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상태를 충분히 확보해 우려와 불신을 풀겠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아파트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을 30년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에 대해서는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려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안전이 문제가 돼 발생하는 재산상의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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