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구성원 절반 "학내 차별 심각"..사유 1위 '출신학교'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서울대 학부생, 교수 등 구성원의 절반은 학내에 심각한 차별이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0명 중 4명은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특히 출신 학교와 성별에 의한 차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성적 지향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인권 헌장'에 10명 중 6명은 동의했고 1명은 반대했다.
17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서울대 다양성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구성원의 49.8%는 학교 내에 심각한 차별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원, 직원 등 총 2천19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로, 2016년 조사(74.6%)와 비교하면 '심각한 차별 문제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낮아졌다.
작년 조사에서 실제로 차별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6.8%였다. 집단별로는 직원(47.9%)과 교원(40.5%) 중 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학부생(33.3%), 대학원생(32.7%)보다 높았다.
차별 이유(복수 응답)로는 출신 학교를 꼽은 경우가 43.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별(40.1%), 전공(36.6%) 등의 순이었다. 이 순위는 2016년에도 같았다.
출신 학교로 차별당한 비율은 대학원생(53.1%)이 가장 컸고, 교원의 46.3%도 그렇다고 답했다. 학부생은 성별(47.1%)로 차별당한 경험이 가장 많았고, 직원은 지위(67.2%), 교원은 전공(47.6%)이 가장 큰 차별 사유로 꼽혔다.
교원과 직원 집단의 경우 비전임 교원이 전임 교원보다, 비법인 직원이 법인 직원보다 차별을 당한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의 경우 직위(법인·비법인)보다 교원과 직원 간 지위 차별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구성원이 평가한 학교의 전반적인 다양성 및 소수집단 존중 수준은 5점 만점에 3.42점을 기록했다. 다만 여성 교원(3.04점)과 여성 직원(2.91점)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했고, 직위별로는 비법인 직원(2.90)의 평가 점수가 가장 낮았다.
서울대에서 자신이 사회적 소수자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14.9%로 나타났다.
교원 가운데 자신을 사회적 소수자로 인식하는 비율이 20.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직원(16.1%), 대학원생(13.6%), 학부생(10.6%) 순이었다.
특히 교원 집단 내에서 자신을 사회적 소수자로 여기는 여성 비율(34.6%)은 남성(12.2%)의 약 3배였다.
자신을 사회적 소수자로 여기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출신 학교(48.0%)가 가장 많이 꼽혔고, 그다음이 성별(32.7%)이었다.
보고서는 "5년 전보다 학내 차별 문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추후 출신학교, 성별에 따라 발생하는 불이익 혹은 차별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하고 해결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11.9%는 '서울대 인권헌장' 제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의하는 경우는 57.7%였다.
서울대 인권헌장은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학내 구성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2020년 10월 공청회 이후 제정 절차가 표류 상태다.
제정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로는 '실효성이 없음'이 34.0%로 가장 많았고, '차별 금지 사유에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문제를 포함한 것에 동의할 수 없어서'라고 답한 경우도 22.5%에 달했다.
인권헌장에 포함된 '자신의 언행이 차별을 조장하지 않도록 주의'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찬성은 70.0%였다.
보고서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약 3명만이 인권헌장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특히 학생 집단의 인지도가 낮았다"며 "인권헌장 제정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학생 집단에서의 관심도가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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