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동희 학폭피해자 母 "핑계만 대는 사과문, 본질 흐리지 마라"(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2. 1. 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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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김동희, 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동희가 여러 건의 학폭 의혹이 불거진지 1년여 만에 겨우 한 건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냈지만, 학폭 피해자 측은 오히려 ‘핑계만 대는 사과문’이라고 분노했다. 본질을 흐리는 의도에 분노하며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동희가 학폭 의혹에 대한 사과문을 냈지만 진짜 문제는 학폭 쟁점을 흐리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 아이 사건에 한해서만 문서가 공개되면서 폭행했다고 인정했는데, 이마저도 핑계만 대더라고요. 화가 났어요. 또 다른 학폭 피해자들에게도 미안했고요. 이 사과를 받으려고 학폭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거든요. 또 다른 피고소인이 말한 것처럼 더 많은 학폭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길 바랍니다.”

김동희가 ㄱ씨 자녀를 상대로 건 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소 불기소처분지 속 피고소인의 증언. 사진|경향DB


김동희 학폭피해자 모친 ㄱ씨는 16일 ‘스포츠경향’과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동안 학폭 의혹에 ‘사실무근’으로 일관하며 폭로자들을 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한 김동희가 본지 단독 보도로 폭행 사실을 인정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입장을 바꿨다. 보도 하루 뒤에 사과문을 내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마저도 ‘폭로자와 친하게 지내서 용서한 줄 알았다’며 여지를 남겼다.

ㄱ씨는 이 사과문이 잘못됐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다음은 ㄱ씨와 일문일답이다.


[김동희 학폭피해자 母 ㄱ씨 일문일답]

Q. 김동희가 사과문을 낸 지 3일이 지났습니다. 사과문에서 ‘그 친구가 저에게 받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풀어나가고 싶습니다’라고 했는데, 이후 소속사나 김동희에게 연락이 왔나요?

A. 아니오. 연락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바라지도 않고요. 우리 아이 학폭 피해를 공개한 건 다른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에게만 사과하겠다는 입장문을 낸 걸 보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다른 피해 아이들에겐 미안했고요. 대중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라면 진실하길 원했어요.

Q. 사과문을 보고 어떠셨습니까?

A. 문제의 쟁점을 흐리고 있더라고요. 여러 학폭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길 바란 건데, 우리 아이 폭행 건만 인정했더라고요. 문건에 있어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문구에선 사실이 아닌 것도 있었고요.

Q. 어떤 건가요?

A. 사과문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반친구와 교실 내에서 말다툼 하다가 싸움을 하게 됐고, 선생님의 훈계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 정도의 사건이 아니었어요. 그저 마음에 안 든다고 우리 아이에게 시비를 걸고 멱살을 잡은 채 주먹으로 수차례 얼굴을 때렸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한 상황에서도 위협을 했고요. 그래서 교감 선생님이 사과를 했고요. 경찰 조사에서 이것이 인정된 겁니다.

Q. 사실이 아닌 또 다른 문구도 있나요?

A. ‘그 일 이후, 친구와 공부방을 같이 다니며 수업뿐만 아니라 친구의 가족들과 저녁도 같이 먹고 문제없이 서로 함께한 시간이 많았기에 친구와 그 어머니께서 저를 용서하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는데, 이도 사실과 다릅니다. 밥 한 번 같이 먹지 않았던 사이인데다, 우리 아이와 김동희는 공부방 가는 시간대도 달랐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는 성격이 맞지 않으면 아예 어울리지 않고 피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교묘하게 친했다는 식으로 기술해서 황당했어요.

김동희가 소속사를 통해 보낸 사과문.


Q. ‘작년에 게시글이 올라온 뒤, 이 일에 대해서는 친구에게 바로 사과하고 싶었다’는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과하고 싶었다는데, 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는데요.

A. 저도 이 부분이 상식적으로 이해가질 않습니다. 사과하고 싶은데 고소라니요. 사과문을 보니 친구간에 있을 수 있는 다툼 정도로만 얘기하는 것 같은데 분명히 말하지만, 김동희와 우리 아이는 친구가 아닙니다. 같이 식사 한 번 한 적 없습니다. 가만히 있는 우리 아이에게 갑자기 다가와서 얼굴을 수차례 구타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 있는 아이의 목을 조르고 협박했거든요. 아직까지도 우리 아이에게는 이것이 상처로 남은 사건입니다. 그 사건 전에도 사건후에도 친하게 지낸적은 없습니다.

Q. 김동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건을 축소시켜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피의자들이 고소당했을 때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소하느냐고 많은 학우가 학폭 피해를 증언해줬어요. 그동안 김동희로 인해 학우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헤아렸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가 고소당했을 때 증언해준 친구들의 마음도 그런 것 아닐까요?

<다음은 김동희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김동희입니다.

어제 보도된 사안에 대한 저의 입장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반 친구와 교실 내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싸움을 하게 되었고, 선생님의 훈계를 받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저를 크게 혼내셨고, 어머니와 함께 친구의 집으로 찾아가 친구와 친구의 어머니께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 일 이후, 친구와 공부방을 같이 다니며 수업뿐만 아니라 친구의 가족들과 저녁도 같이 먹고 문제없이 서로 함께한 시간이 많았기에 친구와 그 어머니께서 저를 용서하셨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음을 몰랐습니다. 그분들에게 상처가 남아 있었음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작년에 게시글이 올라온 뒤, 이 일에 대해서는 친구에게 바로 사과하고 싶었지만, 저의 사과가 제가 하지 않은 모든 일들 또한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또 다른 오해를 일으킬까 두려워 용기 내지 못했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정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 지난 1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저의 경솔한 판단과 생각으로 친구의 마음을 깊이 알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친구가 저에게 받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또 어린 시절 저의 미성숙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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