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민 감독, '특송'을 만든 이유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2. 1. 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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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송, 박대민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박대민 감독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워 보인다. '특송'을 통해 꿈을 이뤘기 때문이란다. 앞으로도 '특송'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살아있는 여성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그다.

12일 개봉한 영화 '특송'(감독 박대민·제작 엠픽처스)은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가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고, 경찰과 국정원의 타깃이 되어 도심 한복판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액션 작품이다.

'특송'은 그간 박대민 감독이 선보인 '봉이 김선달' '그림자 살인'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앞선 작품들이 각각 코미디와 스릴러 장르였다면 이번엔 완전히 액션에만 집중했기 때문. 주인공의 성별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다.

박 감독이 '특송'을 제작하게 된 이유는 분명했다. 본인이 예전부터 너무나 만들고 싶었던 작품이었다고. 그는 "액션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많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전작에서도 여러 액션이 담겨 있었다. 그런 신들을 찍을 때 쾌감이 있었고, 그래서 '특송'에서는 본격적으로 액션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특히 여성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한 마디로 꽂혀서 기획을 하게 됐고 여기까지 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액션 중 박 감독이 '여성 레이싱 액션'에 꽂힌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여성 액션 작품들의 엄청난 팬"이라는 그는 "샤를리즈 테론의 '매드 맥스'도 무척이나 재밌게 봤다. 굉장히 멋있게 보였고 그런 작품들을 하고 싶었다. 이미 남성들이 하는 액션은 많지 않냐. 그래서 다르게 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감독은 여성 액션만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엔 "논리적으로 딱 어떤 거라고 말은 못 하겠지만, 한계를 극복하는 느낌은 있는 것 같다. 상대를 제압한다기보단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차별점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이런 건 남성 액션에선 찾아보기가 힘든 부분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특송'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바로 카 체이싱 액션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베이비 드라이버'의 베이비(안셀 엘고트)나 '원티드'의 폭스(안젤리나 졸리)를 연상케 하는 난도 높은 레이싱이 펼쳐지는 것. 박 감독은 '특송'만의 특색 있는 시퀀스를 만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박 감독은 "일단 액션에 집중하려 했다"라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저희만의 카 체이싱 신을 가져가려 했다. 이야기는 단순하게 풀더라도 장르적인 쾌감을 전달하고 싶었다.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속도감이었다. 달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단 완급 조절을 주려 했다. 공간과 속도의 변화, 아주 넓은 공간에서 좁은 공간으로 가는 변화들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끔 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150km로 밟다가 갑자기 엔진을 끄고 내리막길로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골목으로 향해 들어가는 신 등을 통해서 말이다. 또 한국적인 공간, 이를테면 골목, 언덕길, 옥외주차장 등 기존 영화들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여지가 있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하며 액션을 완성했다"라고 전했다.

"두근거리는 느낌을 위해 음악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는 박 감독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가져가고 싶어 음악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는데, 신나면서 레트로한 느낌의 곡이 영화의 콘셉트와 잘 맞을 것 같았다. 마지막 클라이맥스 신에서 사용된 음악도 마찬가지다. 액션이 격하고 처절한 느낌이 있는데, 음악까지 그런 느낌을 주기보단 가사가 있는 곡을 써보면 어떨까 싶었다. 시퀀스 자체가 판타지스럽게 그려질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새롭고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레이싱 액션을 촬영하며 어려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특송'은 폐차된 차를 백강산업에서 수리해서 특송에 이용한다는 설정을 지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올드카를 찾게 됐다. 올드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거칠고 클래식한 근사함이 있기에 영화 콘셉트와도 잘 어울릴 거라 봤다"면서도 "다만 올드카를 구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웠다. 은하의 차로 총 세 대를 준비했는데 드리프트를 할 수 있는 건 한 대에 불과했다. '고장 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조마조마하게 찍었는데 결국 액션신 촬영 마지막 날에 부품 하나가 떨어지더라. 은하가 커피를 마시며 언덕을 차로 점프하는 신이었다. 그걸 찍고 곧바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신이기도 하다"라고 회상했다.


처음 도전하는 여성 액션, 심지어 낯선 레이싱 소재까지. 그야말로 도전의 연속이었다. 배우만큼은 액션에 익숙한 여성 배우를 섭외할 수 있었지만 박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액션 경험이 전무한 박소담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것이다.

박 감독은 박소담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기본적으로 박소담이라는 배우가 가진 아우라가 좋았다. 어떤 역할을 하든 간에 멋은 확실히 날 거란 확신과 믿음이 있었다. 또 박소담은 어떤 역할을 맡던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힘이 있다. 본능적으로 이 배우의 액션이 멋있게 나올 거라 생각해 캐스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박소담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들려주기도 했다. "촬영을 진행하며 박소담이 액션에 대한 욕심이 무척 크다는 걸 알게 됐다"라는 그는 "늘 완벽을 추구하고 욕심이 많았다. 준비도 굉장히 많이 하더라. 클라이맥스 장면 촬영을 위해 부산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호텔의 한 공간을 빌려 무술 연습을 했을 정도다. 이 배우는 이래서 좋은 연기를 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들었다. 결과적으론 은하 역할로 멋있게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특송'의 또 다른 주인공을 뽑자면 러닝타임 대부분을 박소담의 옆에서 활약하는 정현준이라 할 수 있다. 정현준과 박소담은 앞서 '기생충'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바, 이번에도 남다른 케미를 완성한다. 이와 관련 박 감독은 "의도했던 건 아니"라고 강조하며 "보안이 너무 철저했던 탓에 촬영에 들어간지 한참이 지나서야 '기생충'을 함께 찍었다는 얘길 듣게 됐다. 개인적으론 현준이가 연기를 잘 하는 그 나이 대의 아역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좋아 캐스팅했다. 그냥 진짜 아이로 보이는 느낌이 있다. 개구져 보이기도 하고 외모도 사랑스러워 '특송' 서원 역에 딱 어울릴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박대민 감독은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특송'을 완성해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액션을 향한 박대민 감독의 열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작품도 여성 액션 장르를 준비 중이란다. 박 감독은 "'특송'은 정말 해보고 싶은 걸 끝까지 지켜내며 작업했던 작품이었다. '액션을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했기에 작업 과정도 무척 재밌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하고 있는 액션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또 여성 액션이지만 '특송'하곤 다른 색을 띨 것 같다. 훨씬 감정이 살아있는 뜨거운 액션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NEW]

박대민 | 특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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