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이 쑥쑥".. 탈모인 두 번 울리는 과장광고

한영선 기자 2022. 1.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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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탈모와의 전쟁.. '16조 시장' 잡아라④] 발모가 가능하다고? "또 속았다"

[편집자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공식 공약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에 탈모로 고민이 큰 이들과 관련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탈모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현재 치료제, 삼푸, 화장품 등 탈모 관련 국내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추정된다. 전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8조원에 달하고 2028년까지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탈모 질환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탈모 질환자는 23만여명. 이 중 2030세대가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젊은 층의 탈모인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탈모 질환자와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국내에서만 탈모인이 1000만명에 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탈모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 측의 공약 검토에 대해 ‘포퓰리즘’이란 비판과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란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가운데 탈모시장의 현재와 전망을 짚어봤다.

탈모 방지 샴푸는 약사법 상 ‘탈모 방지’와 ‘모발의 굵기 증가’ 외에 다른 광고 문구를 쓸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탈모 방지 샴푸를 판매하면서 ‘탈모 치료’나 ‘발모 효과’ 등의 문구를 내걸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머리털 빠지는 MZ세대… 증가하는 여성 탈모인
② 1년 37만8000원 절약… ‘목 빠지는’ 1000만 탈모인
③ 샴푸는 샴푸일 뿐?… 탈모 샴푸 찾는 사람들
④ “머리털이 쑥쑥”… 탈모인 두 번 울리는 과장광고

‘샴푸 하나 바꿨더니 머리가 쑥쑥 자라네요.’

탈모 극복 후기에 올라온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 사진은 경이로웠다. 매끈했던 그의 이마는 한 달 만에 풍성한 머리털로 뒤덮였다. 숱이 많아져 “인생역전했다”는 그의 절절한 사연에 구매 버튼을 눌렀다. ‘인류 최대의 난제’로 불리던 탈모가 몇 만원짜리 샴푸로 해결된 것일까. 하지만 여전히 내 머리털은 그대로다. 탈모 인구 1000만 시대. 샴푸의 효과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증상으로 입원·외래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3만47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21만2916명) 대비 5만1864명 증가한 수치다.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업계는 탈모케어 시장 규모를 약 4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8000억원을 탈모케어 샴푸가 차지하고 있다.


탈모 샴푸 효과는?… “머리카락 속 먼지 털어내는 용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한 탈모 방지 기능성 성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엘-멘톨 ▲살리실릭애씨드 ▲징크리피치온 등이다. 이들 성분이 일정 이상 들어간다면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라는 단어를 표기할 수 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한 탈모 방지 기능성 성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엘-멘톨 ▲살리실릭애씨드 ▲징크리피치온 등이다. 이들 성분이 일정 이상 들어간다면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라는 단어를 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맹점이 있다. 임상 연구를 통해 진행되는 게 아닌 고시성분만 통과하면 ‘탈모 증상 완화 가능성 샴푸’ 허가를 받는 구조여서 별도의 임상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 중 고시한 성분·함량 조합을 사용할 경우 기능성 화장품 심사 시 ‘안전성·유 효성에 관한 자료’ 제출이 면제된다. 위에 언급한 성분들은 탈모 치료의 보조 개념으로 두피의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두피에 생기는 피부염을 치료하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을 뿐 ‘발모’ 역할은 못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샴푸는 머리를 감기 위해서 쓰는 것이고 머리에 있는 먼지를 떨어내기 위해서 사용된다”며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었다고 해도 아예 두피 안으로 들어 가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머리를 감기 때문에 찰나의 순간에 탈모 샴푸가 깊숙이 들어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탈모인 울린 과장광고에 칼 빼든 식약처



2018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탈모 관련 판매 광고 적발 건수. /그래픽=김은옥 기자
탈모 방지 샴푸는 약사법 상 ‘탈모 방지’와 ‘모발의 굵기 증가’ 외에 다른 광고 문구를 쓸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탈모 방지 샴푸를 판매하면서 ‘탈모 치료’나 ‘발모 효과’ 등의 문구를 내걸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병)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 산하에 사이버조사단이 신설된 2018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탈모 관련 판매 광고 적발 건수는 9622건으로 확인됐다. 이가운데 의약품 광고 적발 건수가 39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2973건) ▲식품(2654건) ▲의료기기(7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식약처가 ‘온라인 건강 안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탈모 효능 표방 제품 광고 점검’을 시행한 2019 년 이후 적발 건수는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매년 1000건 이상의 허위·과장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정 의원은 “식품의 경우 탈모 영양제, 두피 탈모 영양제, 발모&탈모, 출산 후 탈모 고민 해결해준 ○○○, 탈모 방지, 탈모 예방, 남성들의 머리카락 영양 제로 탈모를 예방하고 지연시켜 줍니다 등 허위·과대 광고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탈모제품은 광고에 포함된 임상 결과들에 대한 검증 절차가 부재해 과장 내지 허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샴푸, 트리트먼트, 염모제를 비롯한 화장품의 경우 ‘모발 굵기·두께 증가’, ‘발모’ 등 모발 성장을 표현한 사례와 ‘탈모 치료’, ‘탈모 방지’ 등 의약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는 광고 사례가 빈번하다. 온라인을 통해 탈모치료 전문의약품 등을 판매·광고할 경우 약사법 위반에 해당되기도 한다.

황호준 법무법인 정솔 여의도 금융센터 변호사는 “화장품법 제13조 및 화장품법 시행규칙 제22조에 의하면 부분적으로 사실이더라도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는 할 수 없다”며 “만약 이규정에 위반돼 허위·과대광고를 하는 경우 화장품법 제37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믿고 구매했는데 머리가 안나요”… 샴푸에 속았다, 법적 구제 가능할까



샴푸, 트리트먼트, 염모제를 비롯한 화장품의 경우 ‘모발 굵기·두께 증가’, ‘발모’ 등 모발 성장을 표현한 사례와 ‘탈모 치료’, ‘탈모 방지’ 등 의약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는 광고 사례가 빈번하다. 온라인을 통해 탈모치료 전문의약품 등을 판매·광고할 경우 약사법 위반에 해당되기도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식약처는 2017년 5월 30일 탈모 증상 완화 관련 제품(탈모 방지 샴푸)을 의약외품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하면서 “탈모 방지 샴푸는 모발 재생과 증진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탈모 과장 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지나친 탈모를 걱정하는 경우 병원을 찾아 진료받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게 나은 방법이 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허창훈 교수는 “비용 측면에서도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먹거나 바르는 약을 처방받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피해가 극심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면 판매처나 제조처에 효과 없음을 주장 하고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게 받아 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처럼 판매처나 제조처를 상대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황호준 변호사는 “탈모 방지 샴푸나 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쟁 유형이 환불 거부”라며 “제품을 구입하기 전이나 서비스를 받기 전에 효과와 효능, 환불 관련 규정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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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선 기자 youngs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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