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에 캬~ 못말리는 인기

성유진 기자 2022. 1. 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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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잔을 마셔도 안취한다
커지는 무알코올 시장
배우 배두나를 등장시킨 글로벌 브랜드‘하이네켄’의 비알코올 맥주 제품 광고. /하이네켄

하이트진로음료의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 제로 0.00′은 지난해 2100만캔 팔렸다. 2012년 출시 이후 매년 판매량이 600만~700만캔 정도였는데 코로나 시대 인기가 껑충 뛰었다. 코로나 사태 첫해인 재작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00만캔을 돌파했고, 지난해 그 두 배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5년 안에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가정용과 업소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한 영향이다. 야외로 차를 몰고 나가 숙박하는 ‘차박’ 열풍이 불어닥친 것도 음주운전 걱정 없는 무알코올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대형 맥주 업체부터 중소 수제맥주 업체까지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잇달아 무알코올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 커진다, 수제맥주 업체도 참전

‘곰표 맥주’로 알려진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는 전북 익산에 짓고 있는 새 공장에서 올해 무알코올 맥주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역시 최근 무알코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 맥주와 달리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 앞으로 더 빠르게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형 주류 업체들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하이트진로음료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기존 무알코올 맥주를 리뉴얼해 내놨고, OB맥주는 재작년 11월 비알코올 맥주 ‘카스 0.0′을 출시했다. 수입 맥주 1위 하이네켄도 작년 4월 비알코올 맥주를 출시하고, 10월 배우 배두나를 모델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보통 비알코올 제품은 무알코올 제품과 달리 맥주 발효·숙성 과정을 거친 뒤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극소량의 알코올은 남아있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지난해 기준 200억원대로, 아직은 전체 맥주 시장의 채 1%가 안 된다. 하지만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편의점 GS25와 CU,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814%, 460%, 501% 급증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특히 여성과 20대 손님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수입도 폭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무알코올 수입액은 758만달러로 재작년 293만달러와 비교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137만달러)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해외에선 더 빠르게 성장

업계에선 코로나 이후의 건강 중시 분위기가 시장을 키웠다고 본다. 다이어트를 하며 맥주 대용으로 마시거나 술이 약한 사람들이 분위기상 술을 마셔야 할 때도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차박’ 열풍 역시 무알코올 시장을 키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마시고도 운전이 가능해 여행을 가서 무알코올 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소셜미디어에는 무알코올 맥주와 함께 차박을 즐기는 사진이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의 경우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전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우리보다 훨씬 크다. 우리에 앞서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개화한 일본은 기린을 필두로 산토리, 아사히 등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8000억원대로, 일본 전체 맥주 시장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맥주의 본고장 독일의 경우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전체 맥주 시장의 7%에 달한다.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AB인베브는 2025년까지 자사 맥주 생산량에서 무알코올·저알코올 제품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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