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미나이 음악의 특별함.."장르 구별 NO, 기존의 문법 깨죠"

김수영 2022. 1. 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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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제미나이 인터뷰
첫 EP 발매 이어 싱글 '모나무르' 공개
2022년에도 활발한 음악 활동 예고
"첫 EP, 멜로디·가사 신경 써"
"피처링 선정? 곡 무드와 잘 맞는지가 가장 중요"
"장르 조합하는 것 좋아, 많은 곡 들려드릴 것"
가수 제미나이 /사진=@AREA 제공


가수 제미나이(GEMINI) 음악의 가장 매력을 꼽으라면 편안함 속에서 느껴지는 독특함일 테다. 감각적인 분위기에 빠져 힘을 쭉 빼고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매력적인 음색에 눈이 번쩍 뜨인다. 알앤비 신을 빛낼 보석 같은 신예임이 분명한 듯하다.

음악팬들 사이에서 제미나이는 프로듀서 그루비룸(규정, 휘민)이 설립한 레이블 에어리어(@AREA)가 영입한 1호 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중학생 시절부터 친구였던 휘민, 이후 휘민의 소개로 알게 된 규정과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던 사이였던 제미나이는 에어리어가 처음으로 손을 내민 아티스트였다.

이에 대해 제미나이는 "우수사원 1호 같은 느낌이다. 부담이 되기도, 또 자극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만 같다"며 웃었다.

6년 전 취미로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그루비룸은 친구이자 서슴없이 음악적으로 조언을 해주는 둘도 없는 동료였다. 제미나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작업물을 들려주면 바로 쓴 말이 돌아온다"면서 "잘 받아들여서 더 좋은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바꿔봐야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전했다.

2020년 싱글앨범 '고잉(Going)'을 발표하고 데뷔한 제미나이는 이후 '노우 미(Know me)', '트립(Trip)', '미아(MIA)'를 선보이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쌓아왔다. 지난해 말에는 첫 EP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을 냈고, 기세를 이어 이달 초에는 싱글 '모나무르(mon amour)'까지 공개했다.

첫 앨범이었던 '인사이드 아웃'을 떠올리며 제미나이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서 기뻤다. 음악적으로 신경을 썼다. 특히 멜로디에 신경을 썼고, 그 이후에는 가사가 더 잘 붙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총 7곡이 수록된 '인사이드 아웃'은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루비룸이 총괄 프로듀싱했고, 제미나이가 전곡을 작사, 작곡했다. 알앤비 베이스에 록, 팝, 라틴, 힙합 등 트랙마다 다채로운 장르가 조화를 이뤄 듣는 재미를 배가했다.

"첫 EP를 준비하며 많이 배웠다"고 털어놓은 제미나이는 "만족도는 80%다. 만족이라는 게 욕심에 지배된 말이지 않느냐. 욕심이 있어서 앨범이 나오고 나서도 아쉬운 부분들이 조금씩 들리더라. 다음엔 더 재미있게, 만족스럽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0%는 남겨뒀다"고 밝혔다.

이어 "앨범 안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시간이고, 어떤 느낌인지 등 상황적인 걸 많이 설명하고 표현하려 했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왜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을까'라고 추리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려한 협업도 리스닝 포인트다. 제미나이는 트랙 별로 CAMO, 우즈(조승연), 키드밀리, pH-1, 릴러말즈, 서리와 호흡을 주고받았다. 피처링이 많은 이유에 대해 제미나이는 "다채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협업 대상을 정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건 곡의 무드다. 이 사람이 얼마나 곡 안에서 잘 놀고, 곡을 더 멋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피처링이 있는 곡들은 함께 하면 더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추후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백예린을 꼽으며 "그분 자체의 무드가 좋다. 목소리도 좋아하는 톤이라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 제미나이 /사진=@AREA 제공


활동명 제미나이는 본명 김재민을 바탕으로 그루비룸 규정이 아이디어를 낸 이름이었다. 영어로는 쌍둥이자리를 뜻하는데, 본인이 실제로 쌍둥이자리라서 이 점 또한 잘 맞는다고 생각해 바로 활동명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쌍둥이'의 의미를 활동 방향에도 녹여냈다. 제미나이는 "쌍둥이자리가 두 개의 형상이 같이 있지 않느냐. 나 역시 하나는 현실의 나, 또 하나는 내면의 다른 자아를 부캐릭터처럼 만들어 앨범을 낼 때마다 바꿔가며 넣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이드 아웃'에는 내 성격이 많이 반영됐다.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이번 앨범에 담긴 아이(부캐릭터)가 비슷하다. 다만 이 아이는 나보다 더 어리고 성숙하지 못하다"며 웃었다.

또 "아직 구상 중이지만 다음 앨범에는 나랑 반대되는 성향이 담긴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앨범을 낸 후였지만 여전히 제미나이의 머릿속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음악 이야기를 할 때 비로소 가장 편안한 웃음이 흘러나왔고, 눈빛은 반짝였다.

요즘 관심사는 오로지 음악이라고 했다. 그는 "음악을 정말 많이 듣고 있다. 앨범을 만들 때는 내 음악을 너무 들으니 음악 자체가 듣기 싫어서 아예 안 들었다. 그런데 앨범을 내자마자 다른 음악이 너무 재미있고 신선하더라.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아티스트임이 분명했다. 앞으로 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자 목소리에는 더 힘이 들어갔다. 

제미나이는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 편이다. 컨트리를 듣다가 재즈도 듣고, 또 록을 듣기도 한다. 기분과 무드에 맞춰 느끼는 타입"이라면서 "조합시키는 게 좋더라. 한 장르를 쭉 가져가면 무드 자체를 지킬 수는 있겠지만 재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여러 새로운 것들을 섞어서 새 장르를 파생시킬 수 있을 만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싶다. 얼터너티브 알앤비 ,팝 알앤비에 이어 나중에는 컨트리 알앤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올해 제미나이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음악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지난해 가장 잘한 일 역시 첫 EP '인사이드 아웃'을 낸 거라고 했으니, 딱 그의 포부에 어울리는 목표였다. 새해가 되자 바로 싱글 '모나무르'를 공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사계절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안에서 음악을 골라들을 수 있는 그런 무드를 가진 아티스트 말이죠. 기존 문법의 틀을 깨는 곡들을 하나씩 많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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