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중동 최대 도서관에 '훈민정음해례본' 기증.."K문화 거점"(종합)
이슬람·유럽 등 고서·고지도를 관람..이집트 가수 포토북 선물받기도
(서울·두바이=뉴스1) 김상훈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16일(현지시간) 중동 최대 규모의 모하메드 빈 라시드 도서관(MBR 도서관)을 찾아 한국 도서를 전달하고 양국 문화교류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두바이 알 자다프 소재 MBR 도서관에서 열린 '한-UAE 지식문화 교류식'에 참석했다고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오는 4월 개관에 앞서 한국과 UAE 양국 간 지식·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두바이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인 라티파 빈트 모하메드 공주를 비롯해 할라 바드리 두바이 문화예술청장, 모하메드 알무르 MBR 도서관장,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MBR 도서관은 디지털 자료를 포함해 최대 450만권을 소장하고 있는 중동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다. 이브라힘 우스타디 두바이 홍보원 실장은 "UAE 지식사회의 발전을 위한 국가비전을 수립했고 이를 실현하는 중동지역에서 가장 야심찬 문화 지식 프로젝트"라며 도서관을 소개했다.
이어 모하메드 알무르 도서관장은 환영사를 통해 "MBR 도서관이 세계의 지식문화 기관들과의 협력 씨앗을 뿌리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며 "양국 간 모든 문화 관련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을 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아랍어로 번역된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아랍 세계에서 극찬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와 지식의 방대한 보고가 될 MBR 도서관 개관에 앞서 한국 도서와 자료를 기증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한국 도서들에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국인의 정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함께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지혜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여사는 MBR 도서관장에 직접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훈민정음해례본(영인본)을 직접 기증했다.
김 여사는 "모든 백성이 글자를 쓰고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쉽고 과학적으로 만든 한글의 원리가 담겨 있다"며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가 활발히 공유되며 이 공간에 들어오고자 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평등하게 환대하고 응원하는 도서관의 정신을 훈민정음에서 만날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의 김장문화가 담긴 김치 관련 도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등을 언급하면서 "중동 최대 규모의 MBR 도서관이 공공선을 향한 인류의 발자취가 담은 K문화 콘텐츠를 전파하고 확산시키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밖에도 이번 교류식을 통해 'The Story of Hanbok', '한눈에 보는 한지' 등 한국 문화 관련 도서와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아랍어) 등 한국문학 아랍어 및 영문본, '동해는 누구의 바다인가'(영문) 등 한국지리 관련 도서등 250여권의 도서가 기증될 예정이다.
MBR 도서관장은 답례로 아랍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집트 여성가수라고 소개하면서 '움무 쿨쑴'(Umm Kulthum)의 포토북을 김정숙 여사에게 전달했다. 책의 표지는 움무 쿨쑴이 UAE를 방문했을 때 자이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교류식을 마친 뒤 김 여사는 라티파 공주, 국립중앙도서관장과 함께 MBR 도서관장의 안내로 7층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방대한 양의 희귀 고서·고지도를 관람했다.
김 여사는 "아쉽게도 아랍문자를 잘 알지는 못해도 보이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감탄하면서 "오늘 전달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한글이 현재 우리가 쓰는 한글과 다른데 여기 전시되어 있는 고서들에 쓰여있는 문자들은 현재 아랍어 문자와는 얼마나 다른지"를 묻기도 했다.
이밖에 Δ라틴어로 번역된 이슬람의 가장 유명한 의학·천문학 서적들의 초판 Δ17세기 초반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지도 Δ19세기 프랑스에서 제작된 이집트 관련 책 등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고지도들을 자세히 살펴보던 김 여사는 지도에 표기된 대한민국과 한반도를 찾아내 짚은 뒤 "도서관 규모가 크니 이런 훌륭한 전시물들을 이렇게 전시할 수 있다"고 감탄했다.
한편 이날 '한-UAE 지식문화 교류식' 이후에는 MBR 도서관과 한국 국립중앙도서관의 교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향후 한국 문화와 한국학 관련 지식의 범지구촌 확산을 위한 교두보 마련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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