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간판들의 '홀로서기'

김하진 기자 2022. 1. 1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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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로 외국인 코치들과 이별
해외 훈련 못하게 된 차준환·유영
악조건 뚫고 베이징행 티켓 따내

차준환(왼쪽)과 유영이 지난 9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한국 피겨 간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차준환(21·고려대)과 유영(18·수리고)은 국내에 머물면서 올림픽을 준비해야만 했다. 외국인 코치와 이별하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홀로 성장하며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차준환의 전담 코치는 브라이언 오서(캐나다)다. 김연아의 지도를 맡아 국내에서도 익히 이름을 알린 오서 코치는 2015년 3월부터 차준환을 맡았다. 차준환이 처음으로 출전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최고인 15위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유영은 국내 1인자로 떠오르면서 2019년 일본의 하마다 미에 코치를 만나 점프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점프 장인’으로 알려진 하마다 코치는 유영이 트리플 악셀 등 고난이도 기술을 장착하는 데 도움을 줬다.

차준환과 유영의 훈련 장소는 국내가 아닌 해외였다. 차준환은 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오서 코치와 훈련을 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캐나다 국경이 봉쇄됐고 차준환은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차준환은 지도자 없이 홀로 일정을 짜서 운동을 했다. 캐나다와는 시차가 있어 오서 코치와 수시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국제 대회에 참가를 해야만 만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홀로 꾸준히 쿼드러플 점프를 연마했고 2021년 3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10위에 오르면서 베이징 올림픽 쿼터를 최대 2장이나 확보했다. 그리고 2연속 올림픽행을 확정지었다.

유영 역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에서 훈련을 했다. 그러나 유영 역시 짐을 싸서 국내로 돌아왔고 하마다 코치와는 화상 전화를 통해서 훈련을 이어갔다. 그러나 직접 지도를 받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훈련과 경기로 해외에 다녀왔을 때에는 자가격리로 인해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3차례 자가격리를 하면서 훈련을 제대로 못해 근육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실전 감각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여파로 2021년 2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지 못해 충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영은 홀로 일어섰다. 국내에서 지현정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제 감각을 찾아나갔고 베이징 올림픽 1, 2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올림픽행을 확정지었다.

사실상 이번 베이징행 티켓은 원치 않던 ‘홀로서기’에서 나온 결과물인 셈이다. 한국 피겨의 두 간판은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전 마지막 점검에 나선다. 18일부터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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