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어오른 남태평양..일본·미국까지 '쓰나미 공포'

박용하 기자 2022. 1. 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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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해저 화산 폭발 섬나라 통가
땅 흔들리고 건물들 무너져
인접 국가들도 한때 대피령
일본 남동부 5년 만의 ‘경보’

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투투카카 지역 주민들이 전날 통가 인근 해저 화산 폭발의 여파로 발생한 쓰나미에 휩쓸려 파손된 보트를 바라보고 있다. 투투카카 | AP연합뉴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의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서 태평양에 인접한 일본, 미국 등이 ‘쓰나미’(지진이나 화산 폭발에 따른 해일) 공포에 휩싸였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지역의 쓰나미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통가 당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에 있는 해저 화산에서 분출이 발생했다며 전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분출은 전날 화산 폭발에 이은 것으로, 폭발 당시 화산에서 나온 분출물이 20㎞ 상공까지 치솟고 반경 260㎞ 지역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로 통가에선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이 관측됐다. 인근의 호주 기상당국은 누쿠알로파에서 1.2m 높이의 쓰나미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통가 당국은 주민들에게 해변과 저지대에서 대피할 것을 촉구했으며 국왕도 왕궁을 떠나 안전지대로 이동했다. 인터넷 불통으로 인명 피해 등 구체적인 상황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통가의 인구는 10만5000명 정도다.

하파이 화산 폭발 8일 전과 2시간 전 지난달 말 화산 분출이 시작된 훙가통가 훙가 하파이 화산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온 지구관측회사 플래닛 랩스 PBC의 촬영 사진들이다. 위 사진은 지난 7일(현지시간)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 화산 폭발 2시간 전에 촬영된 오른쪽 사진은 계속된 화산재 분출로 섬 면적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래닛 랩스 PBC·로이터연합뉴스

화산 분출의 여파는 일본과 미국, 뉴질랜드 등 태평양 인접 국가들로 이어졌다. 일본은 남동부 해안 전역 곳곳에서 쓰나미가 관측되면서 2016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5년여 만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은 16일 새벽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될 수 있다”며 아마미 군도나 도카라 열도 일대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고,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에 내려졌던 쓰나미 주의보도 경보로 격상했다. 다만 이들 지역에 내려진 쓰나미 경보는오전 11시20분을 기해 모두 주의보로 하향된 뒤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다. 기상청은 해수면 높이(조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곳곳에선 현재까지 1m 안팎의 쓰나미가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미시 고미나토에서 전날 밤 1.2m 높이의 쓰나미가 확인됐으며, 이와테현 구지항에서도 1.1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보고 사례는 없으나 주민 다수가 대피소로 옮겨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다.

NHK 집계에 의하면 쓰나미 경보로 8개 현에서 약 23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에서는 1960년 발생한 칠레 지진의 영향으로 하루 뒤에 1~4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해 140여명이 희생된 적이 있다.

미국 서부 해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호주 등에도 한때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15일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 등에 경보를 발령하며 “(주민들은) 해변과 항구, 정박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NWS는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쓰나미는 높이 2피트(61㎝) 정도로, 강한 이안류(역파도)와 해안 범람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일부 지역에서는 1m가 넘는 쓰나미가 관측됐으며 항구와 저지대의 침수도 발생했다. 하와이 지역에서도 경미한 범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보고된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하와이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이날 오후 “이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에 근거해 화산 분출로 인한 환태평양 지역의 쓰나미 위협은 사라졌다고 본다”고 발표했다. PTWC는 다만 “쓰나미 위협 영향을 받은 해안지역 당국은 상황을 지켜본 뒤 언제쯤 정상적인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 안전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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