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운 곳에 아버지가.."
[경향신문]
실종자 가족 애타는 기다림
‘신속 수색’ 국민청원도 등장
“제발 설날 전까지만이라도 아버지가 나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자의 아들 김모씨(25)는 16일 현대산업개발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김씨의 아버지(55)는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이날까지 차가운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씨 아버지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설비 기술자였다. 5개월간 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대부분은 건물 지하에서 작업했다. 지상에서 일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사고 당일 상층부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김씨는 “왜 하필 우리 아버지인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면서 “아버지가 계속 여기(붕괴 현장) 계셔서 도저히 떠날 수가 없고, 아버지가 추운 곳에 혼자 계시고, 집에도 가지 못하는 걸 생각하면 제가 죄를 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색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인 안모씨는 “오늘내일 결과가 안 나오면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될 것 같다”면서 “ ‘아이파크 붕괴 희생자 가족협의회(가칭)’를 꾸려 피해자와 실종자들 관련 사항에 대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상황이 길어지니까 가족들이 공동으로 힘을 낼 수 있는 그런 체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산업개발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실종자의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조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색작업을 하는 소방관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안전망 설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애꿎은 소방관만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자 수색작업보다는 부실 공사 해명과 책임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해한다”면서 “조속히 장비, 인력을 지원해 하루빨리 저희 가족이 나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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