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보면서 북한을 생각한다 [노원명 에세이]

노원명 2022. 1. 1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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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들린다. 이달, 늦어도 2월안에는 결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러시아가 전차부대를 전개하기엔 국경의 동토가 꽁꽁 언 지금이 안성맞춤이다.

미국은 침공을 저지할수 있나. 없을 것이다. 그게 가능한 유일한 경우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직접 싸우는 것 뿐이다.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 이후 미국은 100년 넘게 도덕주의를 앞세운 외교정책을 펼쳐왔다. 인권, 자유, 독립의 가치를 옹호하는 전통 말이다. 영향력있는 국제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미군이 전략적 이해와 무관하게 인도적 개입을 위해 희생한 것은 소말리아 사태(1992~1993년)가 유일하다. 미국은 인도주의를 중시하지만 자신의 국익과 일치할 때만 행동한다. 미국이 특히 그런 것은 아니다. 모든 나라가 그렇다.

친서방적인 우크라이나 정부가 나토에 가입하려 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일원이 되면 미국은 러시아를 더 수월하게 견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미국의 사활적 이해는 아니다. 우크라이나 없이도 미국의 세계전략은 굴러간다. 나토 가입에 조급한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이지 미국이 아니다. 즉,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전쟁하지 않는다. 더구나 제3차 대전이 될수도 있는 전쟁이라면 절대 하지 않는다.

반면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문제는 사활적이다. 유럽 평원은 프랑스부터 러시아까지 좁고 길게 걸쳐 있다. 자연 장애물이 없는 순수한 평원으로 여기에 걸쳐 있는 모든 나라는 서로가 서로에 노출돼 있다. 자국의 핵심부를 잠재적 침략 세력으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잠재적 적국이 공격해 올때 1차 방어선 구실을 할 완충지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는 것은 완충지대가 적성지대로 바뀜을 의미한다. 순망치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입술, 그것도 매우 두꺼운 입술이다.

미국은 강도 높은 경제제재를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협에 러시아가 굴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것은 푸틴이 터프가이여서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경제가 갈등할때 안보가 우위에 서는 것이 국제정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국부론'에서 아담 스미스는 이렇게 썼다. "국가방위가 국가가 부유해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버르장머리를 확실히 고쳐놨다는 판단이 들기 전까지는 주먹을 펴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한반도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가령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난다 했을때 중국은 남한 주도의 통일을 용인할 것인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두고볼수 없는 것과 중국에 있어 북한이 붕괴되는 것은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를까. 중국은 북한이 남한에 흡수되는 것을 막기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것인가. 중국이 북한에 군대를 보낸다 했을때 미국은 주한미군에 어떤 명령을 내릴 것인가.

나는 이런 가정에 답할 능력이 없지만 '누가 더 사활적 이해를 갖는가', '미국이 전쟁을 각오할만큼 중요한 문제인가'에 의해 전개 방향이 결정되리라 믿는다. 국제정치에 도덕은 없고 오직 이익이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우연의 영역이고 그것은 신만이 안다.

[노원명 오피니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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