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벽체지지 방식도 광주아파트 붕괴에 영향"

김동욱 2022. 1. 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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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타워크레인을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시공방식이 영향을 미쳐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과 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사 등은 16일 광주 사고 현장 타워크레인은 크레인 작업 시 신축 중인 건물에 20t이 넘는 횡력이 내부로 전달되면서 구조물 결합력을 떨어뜨리고 시멘트가 양생되지 않았을 경우 철근 분리와 콘크리트 균열 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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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엿새째.. 타워크레인협동조합 등 주장
"20t 넘는 횡력이 내부로 전달
시멘트 양생전 균열 초래 가능
짐 실은 덤프트럭이 벽 흔든 셈"
"크레인 지지대 콘크리트 거의없어
양생 제대로 안됐다는 것" 주장도
타워크레인 해체할 크레인 투입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공사장 붕괴사고 발생 엿새째인 16일 관계자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투입될 크레인 조립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타워크레인을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시공방식이 영향을 미쳐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과 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사 등은 16일 광주 사고 현장 타워크레인은 크레인 작업 시 신축 중인 건물에 20t이 넘는 횡력이 내부로 전달되면서 구조물 결합력을 떨어뜨리고 시멘트가 양생되지 않았을 경우 철근 분리와 콘크리트 균열 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 타워크레인은 건축자재 인양 능력이 18t짜리로 건물 벽체에 크레인 지지 프레임과 간격 지지대를 사용해 고정한 ‘벽체 지지’ 방식이다. 벽체 8개층을 관통해 앵커로 지지대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150m 정도 높이까지 설치됐다.

한상길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 이사장은 “건물 외벽과 내부 슬래브를 연결하는 철근의 배근 및 결합이나 콘크리트 양생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지대가 탈락해 크레인 안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강한 횡력이 임계치를 넘어서면 벽체와 슬래브의 결합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사고 당시 영상과 현장 크레인 기사 등의 증언에서도 나타났다. 사고 영상을 분석한 결과 최초 붕괴 지점은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이던 최상층이 아니라 타워크레인의 힘이 가장 많이 받는 중상층 부위로 드러났다. 이곳에서 흰 먼지가 일면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1차 붕괴가 일어났고, 이어 외벽과 건물 중앙 기둥 사이 슬래브와 타워크레인 측면 반대편 외벽이 2차 붕괴로 23층까지 단계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8층(빨간 네모)을 비롯해 구조물이 붕괴하고 남은 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하중을 견디는 비계기둥 등 지지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포트를 충분히 설치하지 않아 타설 무게를 버티지 못한 구조물이 붕괴한 모습. 연합뉴스
사고 직전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진행한 업체 관계자들도 “붕괴 사고 몇 분 전 층수를 알 수 없는 벽면 쪽에서 ‘쾅’하는 소리가 난 뒤 건물이 붕괴됐다”고 증언했다. 이는 크레인 지지대 파손이 건물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 역으로 슬래브 붕괴에 따른 여파로 지지대가 뽑히거나 부서진 것이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조합은 “타워크레인 작업에 따른 하중과 강풍 등에 흔들리면서 횡력이 발생하는데, 이는 짐을 가득 실은 24t 덤프트럭이 건물 외벽을 흔들어대는 셈이 된다”며 “사고 아파트 콘크리트 양생이 덜 됐을 경우 건물 구조의 안전성에 악영향을 미쳐 외벽과 내부가 계란 껍질처럼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합은 또 “붕괴된 건물에서 뽑히거나 파손된 크레인 지지대에는 콘크리트가 거의 붙어 있지 않은 것도 타설 이후 양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엿보게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발생 엿새째인 16일 관계자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투입될 크레인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 관계자들도 “크레인 작업 시 건물과 함께 심하게 흔들리거나 이상음이 발생하면 슬래브 쪽 콘크리트가 균열되거나 박리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2003년 초강력 태풍 ‘매미’로 국내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52대가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2013년 타워크레인 지지를 쇠줄 대신 벽체 지지 방식으로 바꿨다. 이후 국내 건설 현장에서는 이 방식을 적용하면서 지지대 설치 부위를 대부분 슬래브 대신 외벽을 선호하고 있다. 골조공사 뒤 후속 공정인 창호, 내부 배관 등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합과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 등은 최근 국토부 주관 노사민정 회의 때마다 타워크레인 지지대를 슬래브로 의무화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시행하지 않고 있다.

광주=김동욱, 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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