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바리' 없고 졸속양생.. 곳곳 부실시공 드러나

한현묵 2022. 1. 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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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엿새째를 맞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의 부실시공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16일 붕괴사고 현장 내부를 촬영한 영상과 현장 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붕괴된 39층의 아래층인 38층과 37층, 36층에서 윗층을 지지하는 서포트인 동바리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고의 경우 아래 3개층에서 동바리가 설치됐다면 붕괴된 39층의 잔해물을 충분히 버텨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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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7, 38층 지지대 설치 안돼
39∼23층까지 내려앉았을 가능성
일부층 타설 기간 6∼7일 불과
"콘크리트 덜 말라 하중 못견뎌"
콘크리트 타설 재하도급 정황도
추가붕괴 우려 실종자 수색 지연
지난 15일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모습. 사고 발생 당시 최상층인 39층 바닥 면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그 아래층인 38층을 비롯한 아래층 거실 부분에는 하중을 지지할 동바리 등의 서포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붕괴 엿새째를 맞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의 부실시공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16일 붕괴사고 현장 내부를 촬영한 영상과 현장 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붕괴된 39층의 아래층인 38층과 37층, 36층에서 윗층을 지지하는 서포트인 동바리가 보이지 않았다. 39층을 타설하면서 창호와 배관 공사의 공간 확보를 위해서 아래층에 설치된 동바리를 제거했거나 애초부터 설치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할 때는 붕괴 위험을 고려해 대개 아래 3개층의 하중을 받치는 동바리를 유지한다. 이번 사고의 경우 아래 3개층에서 동바리가 설치됐다면 붕괴된 39층의 잔해물을 충분히 버텨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아래층에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아 39층의 붕괴가 23층까지 폭삭 내려앉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지키지 않은 정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타설 일지를 보면 지난달 3일 35층에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36층을 올린 것은 지난달 10일로, 7일 만에 타설이 이뤄졌다. 37층을 쌓은 시점은 지난달 16일이다. 불과 6일 만에 타설 공정을 마무리했다. 일부 층의 경우 타설 기간이 6∼7일로 겨울철 최소 양생기간인 10일에도 미치지 못했다. 콘크리트가 덜 마르고 강도가 떨어져 추가 타설 시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붕괴 당시 콘크리트 타설 작업도 재하도급 형태로 이뤄진 정황이 나왔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전문건설업체인 A사가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었다. 붕괴 당시 타설 작업을 한 작업자 8명 모두 A사가 아닌 장비 임대사업자인 B사의 직원들로 확인됐다. B사는 레미콘으로 반입된 콘크리트를 고층으로 올려주는 장비(펌프카)를 갖춘 회사로 A사에 장비를 빌려주는 임대계약을 맺은 곳이다. B사가 장비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고층으로 옮겨주면 타설은 골조 계약을 맺은 A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직접 해야 한다.
1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붕괴위험이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해 투입할 1200톤급 대형 크레인 조립작업이 한창이다. 뉴스1
한편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은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는 21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색작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140m 높이의 기울어진 타워크레인이다. 타워크레인을 해체할 1200t급 대형크레인이 사고현장에서 조립을 마쳤다. 대형크레인은 17일 현장에 투입돼 타워크레인이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장치를 보강하게 된다. 이후 이틀에 걸쳐 타워크레인을 상부부터 절반가량 해체한다. 타워크레인 해체와 함께 추락 위험이 있는 건물 잔해 제거를 마치면 붕괴가 발생한 23∼38층 내부에서 실종자 수색과 구조를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 구조물이 떨어지는 등 추가 붕괴 우려도 실종자 수색작업을 지연시키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희생자를 부검한 결과 ‘다발성 장기 손상’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광주=한현묵,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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