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월급도 못주는 지방대..25년뒤엔 60% 사라질판
미래 안 보이는 지방대
전북 예원예대 100여명
4년간 월급 8개월치 못받아
지원만 하면 전원 합격
국립대 위상도 크게 떨어져
"수도권서 거리 먼 대학부터
문 닫을 것" 경고 현실화
◆ 2022 신년기획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③ 지방대학 날개 없는 추락 ◆
지방대학의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제는 일부 사립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최고라는 국립대로까지 위기가 번지고 있다. 2021학년도 대학 입학 현황을 살펴봐도 위기는 심각하다. 지역 거점 국립대인 충북대는 2021학년도 수학과 정시에서 19명을 모집했다. 지원자가 총 49명이었는데 모두 합격했다. 최초·추가 합격자들이 서울 소재 대학을 선택하면서 인원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수학 8등급(상위 89~96%)까지도 합격통지서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충북대 이외에 부산대, 전남대, 제주대, 경상대, 경북대 등 지방 국립대 6곳의 44개 학과에서도 정시 지원자 전원이 합격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시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추가 모집으로 가는데, 경북대에서 149명, 부산대에선 90명의 추가 모집이 발생했다. 전남대에선 그동안 인기가 높던 사범대 4개 학과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지방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학에 들어가는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학생들이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들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입학 정원은 49만2000명에 달하지만, 취업·재수·입대자 등을 제외한 18세 학령인구는 41만4000명에 불과하다. 대규모 미달 사태가 불가피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 대학 신입생 추가 모집 규모는 162개 학교, 2만6129명에 달했다. 이는 2020학년도 9830명보다 무려 2.7배 급증한 수치다. 특히 신입생 충원 미달로 인한 추가 모집 인원 중 91%가 거점 국립대를 포함한 지방대에서 나왔다.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 전국 339개 대학 가운데 34.2%인 116개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입시 업계에서는 수도권 집중 양상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전국대학노동조합 관계자는 "대학 미달 인원이 2021년에 4만명 발생했고, 2024년에는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거의 모두 지방대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수도권 대학을 간 청년들이 다시 지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지역 기업들이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지역에는 기업이 떠나고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85개 국내 대학이 2042~2046년에는 190개로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25년 뒤엔 대학 중 절반(49.4%)만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지방대는 252곳에서 101곳만 살아남아 60%가량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가 분석한 '인구 변동과 미래 전망: 지방대학 분야'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이내에 부산 지역 대학 중 70%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에선 23개 대학 중 16개가 사라지고 7개(30.4%)만 생존 확률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21.7%·23개→5개)과 울산(20.0%·5개→1개)은 5곳 중 1곳 정도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17개 시도 중 대학 생존율이 70% 이상인 곳은 서울(81.5%), 세종(75.0%), 인천(70%)뿐이었다. 이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대학 건전성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전남·경남·경북 대학들이 위기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박동민 기자 / 박진주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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