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나비효과 확산'..캐논, 비공인 잉크도 허용

오찬종 2022. 1. 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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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카트리지 인증 없이도
유럽·호주서 사용가능해져
한국서도 조만간 적용될 듯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의 후폭풍으로 캐논이 20년간 이어온 프린터 정품 카트리지 인증 정책을 중단한다. 16일 캐논은 독일 등 주요 국가 홈페이지에 정품 카트리지 이용 오류 해결 방안을 공지하고 이 같은 내용을 안내했다. 한국은 당장 대상 국가는 아니지만 조만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캐논을 비롯한 프린터 회사들은 인증 칩을 카트리지에 내장해 정품 잉크나 토너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DRM(디지털 권한 관리) 칩이 없는 카트리지를 쓰면 경고창이 작동하고 프린트 기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캐논이 정품 카트리지에 인증 칩을 넣기가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DRM 칩이 내장된 정품 카트리지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비공인 카트리지를 쓰거나 아예 인증이 필요 없는 제품으로 교체하는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자 캐논마저도 반도체 칩을 빼고 정품 카트리지를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캐논 측은 정품 카트리지 인증을 거칠 필요 없이 우회하는 방법을 소개하게 됐다.

캐논 측은 "정품 인증 칩이 없어도 인쇄 품질에는 부정적 영향이 없다"며 사용자들을 안심시켰다. 다만 비공인 카트리지는 잔량 퍼센트(%) 표시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캐논 측은 잉크가 완전히 소진돼 0%로 표시될 때 카트리지를 교환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은 캐논이 정품 카트리지 정책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간 프린터 업체들은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 카트리지 사업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정품 카트리지 정책에 공들여왔다. 지난해 캐논은 잉크가 떨어졌을 때 다시 정품 잉크를 넣지 않으면 스캔 기능까지 작동이 안 되게 막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걸리기도 했다. 업계는 이 같은 정책 전환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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