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될거라던 지역 배달앱, 예상 깨고 '훨훨'

우성덕,이상헌 2022. 1. 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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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개발 공공배달앱 성행
'대구로' 하루 주문 1만건 돌파
시민 7명 중 1명이 다운로드해
배달특급·위메프오·먹깨비 등
낮은 수수료·할인 혜택에 호평
강원선 지역화폐 결제도 가능
지난해 12월 31일 새해를 앞두고 대구형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대구로'는 하루 주문 건수가 사상 처음 1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이다. 대구시 총가구 수가 98만가구인 걸 감안하면 이 같은 주문량은 상당한 성과다.

이미 '대구로'의 애플리케이션 내려받기는 지난 12일 기준 37만6985건으로 가입 회원 수만 17만6710명에 달한다. 대구시 인구가 238만명인 걸 감안하면 시민 7명 중 1명 이상은 '대구로'를 내려받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대구로 가맹점은 9466개, 총누적 주문건수는 90만건, 누적 주문금액도 204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대구시가 지난해 목표로 세웠던 가입자 10만명, 가맹점 5000개를 이미 훌쩍 넘어선 수치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로는 평일 평균 5000건, 주말 평균 8000건의 주문이 들어온다"며 "대구로의 누적 주문금액은 전국 지자체가 개발한 공공 배달앱 가운데 단기간 기록한 최고 실적"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대형 배달앱에 맞서 개발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공공 배달앱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대형 배달앱에 비해 낮은 중개수수료와 지자체의 적극 지원, 다양한 할인 혜택 등과 함께 착한 소비라는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사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0년 12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특급은 1년간 누적 주문금액이 1057억원을 기록했다. 총누적 주문은 414만건, 누적 회원도 66만명을 넘어서며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공공 배달앱 '위메프오'도 지난해 7월 출시된 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6개월간 가맹점 6600여 곳, 거래 21만5600여 건, 누적 매출액 52억9000만여 원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위메프오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적극행정을 통한 규제 애로 실적' 우수 사례와 광주 시민들이 선정한 베스트 시책에도 선정됐다.

경북도의 공공 배달앱인 '먹깨비'도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안동, 구미, 포항 등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먹깨비'는 3개월 만에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말 기준 가맹점은 7821개소, 누적 주문 27만4000건, 누적 매출액은 61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말부터 서비스된 강원도의 공공 배달앱 '일단시켜'는 지난해 말 기준 회원 6만여 명, 가맹점 4200여 곳, 누적 주문액 33억원으로 비교적 빠른 기간 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일단시켜'는 강원상품권과 시·군별 지역화폐로도 결제가 가능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공공 배달앱들의 성공적인 안착은 대형 배달업체들에 비해 낮은 중개수수료와 다양한 할인혜택, 착한 소비 문화 확산 등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대형 배달앱의 중개수수료는 6.8~12.5%인 데 비해 공공 배달앱의 중개수수료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배달특급의 중개수수료는 1%, 대구로 2%, 먹깨비 1.5%, 위메프오 2% 정도다. 여기에다 무료 광고 서비스와 소상공인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실시간 정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가입 쿠폰, 지역화폐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할인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포항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경북의 공공 배달앱 운영업체에 전화를 걸어 "공공 배달앱 입점으로 월 200만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해 코로나 시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배달앱이 계속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맹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착한 소비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덕 경북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공공 배달앱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전문성을 키우고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 방지와 서비스 자체가 가지는 공익적 가치 등을 적극 홍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성덕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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