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화가들이 사랑했던 비밀공간 '정원'

박영서 2022. 1. 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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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화가들이 화가이자 정원사로의 삶을 살기를 원했다.

화가들은 정원에서 꽃과 채소, 과일을 키우면서 소박하고 단순한 영감을 얻었다.

정원은 화가들의 정치적 위기나 고난의 시기에 휴식과 성장,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르누아르, 세잔, 고호, 마네, 모네, 달리, 칼로 등 위대한 화가들이 직접 가꾼 정원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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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정원 재키 베넷 지음/김다은 옮김/샘터사 펴냄

수많은 화가들이 화가이자 정원사로의 삶을 살기를 원했다. 정원은 사시사철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매번 새로운 시선과 느낌을 주는 소재였다. 화가들은 정원에서 꽃과 채소, 과일을 키우면서 소박하고 단순한 영감을 얻었다. 그들은 정원이라는 모티프를 반복해서 그리면서 화법을 다듬고 완성해나갔다. 정원은 화가들의 정치적 위기나 고난의 시기에 휴식과 성장,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림만큼이나 정원을 사랑했다.

예를 들어보자.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있는 정원에서 모네는 수백 점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열성적으로 정원을 화폭에 담아낸 것이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고흐는 프로방스의 작은 정원에서 한 해 동안에만 150점이 넘는 작품을 완성했다. 세잔은 나이가 들어 쇠약해져 정원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정원사를 고용해 나무들을 돌보게 했다. 그 정원사는 세잔의 초상화 모델이 되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 멕시코시티에서 살았던 프리다 칼로에게 '푸른집' 정원은 그녀의 삶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르누아르, 세잔, 고호, 마네, 모네, 달리, 칼로 등 위대한 화가들이 직접 가꾼 정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각 정원의 구조와 특장점은 물론이고 당시 미술 사조와 예술사적 흐름도 함께 설명한다. 책에 등장하는 장소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누구나 둘러볼 수 있다. 이들의 손길이 닿은 화단과 텃밭, 올리브나무 숲, 포도밭을 살펴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것 이상을 얻을 수 있다. 화가의 굴곡졌던 인생과 예술 세계까지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화가들이 직접 만들고 살아간 집과 작업실 그리고 정원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있는 책이다. 전반부는 혼자 또는 가족들과 살아가며 독립적으로 작품활동을 했던 화가들의 이야기, 후반부에는 다른 화가들과 가까이 모여 지내며 활발하게 교류했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세잔은 "자연은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은 절대 빼앗길 수 없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위대한 화가들의 정원에서 결코 시들지 않는 예술과 생에 대한 열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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