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오는 '회색 코뿔소'를 대비할 때

한겨레 2022. 1. 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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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멀리 있던 회색 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올해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큰 이슈는 금융불균형 해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하고 양적 완화를 통해 통화를 대규모로 공급했다.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금융불균형이 해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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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Weconomy |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

지난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멀리 있던 회색 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회색 코뿔소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뜻한다.

올해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큰 이슈는 금융불균형 해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하고 양적 완화를 통해 통화를 대규모로 공급했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비해서 광의통화(M2)가 두 번의 경제위기 이후 급증했다. 정도의 차이일뿐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실물경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풀린 돈이 자산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모든 자산가격이 거품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낮고, 주가와 집값이 급등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금리로 기업과 가계 부채가 크게 늘었다.

이제 실물에 비해 많이 풀린 돈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에 비해 7.0% 상승하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11월 우리 소비자물가상승률도 3.8%로 거의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안정이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설정하고 있는데, 실제 물가상승률이 이를 웃돌고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주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었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또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올해 3월에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곧바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올해 안에 통화공급을 줄이는 양적 긴축도 단행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산가격의 거품 상태가 더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소비 중심으로 경기도 위축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주요국의 경기선행지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경기둔화를 예고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통화 및 금융 정책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가계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그래서 주가가 하락하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줄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제서야 금융불균형 해소 쪽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금융불균형이 해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자산가격은 연착륙보다는 경착륙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디피 등으로 평가해볼 때 사상 최고의 거품 상태에 있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그런 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회색 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투자자라면 지금은 수익률보다는 리스크에 비중을 더 두면서 자산을 운용해야 할 것이다. 수익률 극대화는 그 다음이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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