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800km 주행 시대 열릴까?..SK이노·조지아공대 '꿈의 배터리' 개발

이승우 교수진과 협력..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앞서 고무 형태의 고체 전해질 개발에 성공
이온전도도 100배↑..신축성·안전성 확보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 공대 이승우 교수진과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이승우 교수진과 협력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 무게, 부피, 화재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미래 배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직 개발까지 넘어야 할 난제가 많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데, SK이노베이션과 이 교수 연구진이 협업을 통해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교수는 앞서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고무 형태의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개발한 바 있다. 지난 13일에는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소개됐다.

이 교수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은 기존 고체 전해질의 단점으로 꼽히던 이온전도도를 100배나 높이는 동시에 신축성도 확보했다.

이온전도도는 배터리 내부에서 이온이 얼마나 잘 이동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이온전도도가 높아지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전달될 수 있고, 이는 곧 배터리 성능 향상을 의미한다.

또 고체 전해질의 신축성이 뛰어나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 나뭇가지처럼 뾰족하게 자라나는 ‘덴드라이트(dendrite)’로부터 전해질이 손상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을 도입하면 현재 500㎞가량인 전기차 주행거리가 80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독자적으로 확보해온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이 교수의 연구 성과를 더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연구는 물론, 적극적인 외부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미국 솔리드파워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자로 잘 알려진 미국 텍사스 대학 존 굿이너프 교수와도 2020년부터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이 교수진과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앞당겨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류의 편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