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밥퍼운동' 멈추나.. 서울시, 최일도 목사 '무단 증축'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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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노숙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34년간 음식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밥퍼나눔운동(밥퍼)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그동안 시유지에 가건물을 짓고 활동하던 밥퍼본부가 지난해 무단 증축을 감행하자, 서울시가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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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노인·노숙인 몰리자 주민 민원
17일 시-최 목사 면담 통해 해결 가능성도
서울시 "규정에 맞게 사용되도록 협의할 것"
노인과 노숙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34년간 음식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밥퍼나눔운동(밥퍼)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그동안 시유지에 가건물을 짓고 활동하던 밥퍼본부가 지난해 무단 증축을 감행하자, 서울시가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최 목사가 복지 사각지대 놓인 이웃들을 위해 기여해온 점은 분명한 만큼 서울시도 매몰차게 밀어붙이긴 어려운 상황. 17일 예정된 서울시와 최 목사의 면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최 목사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최 목사는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4 일대에서 지난해 6월부터 무단으로 증축 공사를 진행해 건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목사는 사회복지단체인 다일공동체 설립자로, 1988년 11월부터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에서 무료급식사업 '밥퍼'를 운영해온 빈민운동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09년부터 시유지인 현 위치에 가건물을 짓고 매일 노인과 노숙인 등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해왔다.
다일공동체는 지난해 6월부터 기존 3층 본부 건물을 5층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서울시내 무료급식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며 매일 본부 앞에는 수백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는 데다, 노인 고독사 예방 등 추가 사업 진행을 위해선 지금의 노후화된 공간으로는 역부족이란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증축 공사가 시작되자 주민들 민원이 빗발쳤고, 관할 자치구인 동대문구는 이미 두 차례 공사 중지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계속되자 서울시는 절차에 따라 고발에 나섰다. 다일공동체가 그동안 시유지를 무단 점거한 사실을 눈감아 왔지만, 지난해부터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불가피하게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30여년간의 봉사 활동을 감안해 잘해주고 싶지만, 현행법을 준수해야 하는 입장에서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대 민원을 제기해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변에는 '청량리 588'이라는 불리던 집창촌이 철거된 뒤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 목사가 지난 6일부터 묵언과 단식 기도에 들어가면서 양측의 전면전이 예상됐지만, 서울시 담당 부서와 최 목사의 면담 일정이 확정되면서 문제 해결 가능성도 생겼다. 최 목사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시와의 문제도 협의가 잘 이뤄져 17일 관계 공무원들과 그리고 가까운 시일에 서울시장님 하고도 면담이 약속됐다"며 "밥퍼의 재건축이 완성돼 소외된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도구가 되도록 간절히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공사를 중지시키고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시설물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일복지재단과 협의하고 있다"며 "기부채납 후 사용방안 검토 등 서울시에서 지원 가능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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