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시의 '허파' 구룡공원에 드리운 탐욕 '공원 품은 아파트'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2022. 1. 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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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 '허파' 구룡산에 도착한 것은 지난 14일 오후, 연이은 강추위가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쌀쌀했다.

도심 속 산책로 등 휴식공간으로 천혜의 생태공원이 훼손되고 있는 구룡공원을 찾았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북동에 걸쳐 있는 구룡산은 높이 164m, 2km 정도 펼쳐진 도심 속 근린공원이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청주에 최대규모 공원을 품은 아파트 '더샵 청주 그리니티' '도심 속 공원' 등 아파트분양과 관련한 온갖 분양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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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두꺼비가 공존하는 휴식처 구룡산 '난개발'
市 '거버넌스' 통한 구룡공원 1구역 민간 개발
시민단체 "민간 개발 안 돼..아파트 투기 우려"

(시사저널=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청주시 도심 속 '허파' 구룡공원 전경 ⓒ연합뉴스

청주시의 '허파' 구룡산에 도착한 것은 지난 14일 오후, 연이은 강추위가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쌀쌀했다.

도심 속 산책로 등 휴식공간으로 천혜의 생태공원이 훼손되고 있는 구룡공원을 찾았다. 공원 입구의 광경에 놀랐다. 여기저기 중장비의 굉음, 덤프트럭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트럭 출구의 흙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물을 뿌린 도로는 얼어붙고, 물기운이 서린 곳마다 빙판길이다.

중장비로 산을 깎아 내는 부분마다 흙먼지가 일어난다. 쓰레기와 폐목, 각종 건설폐기물을 싣고 있는 현장에는 폐기물 가루가 흩날린다. 좀 더 멀리 구룡산 개발 경계선 부근에 일고 있는 흙먼지는 희뿌옇게 산자락 일대를 덮고 있다.

현장 맞은편 아파트 한 주민을 만났다. 이 주민은 "바람이 조금이라도 부는 날이면 먼지가 심각하게 일어난다. 청주시청에 민원을 수차 제기했는데도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산등성이 사라지고 황톳빛 속살이 파헤쳐지고 있는 구룡산 일대, 수백 년을 넉넉하게 시민들을 품었던 녹지공간이 무참히도 훼손되고 있는 광경이다.

구룡공원 산기슭 중장비로 산을 깎아 내는 부분마다 흙먼지는 희뿌옇게 산자락 일대를 덮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크게 훼손디고 있다. ⓒ시사저널 서중권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북동에 걸쳐 있는 구룡산은 높이 164m, 2km 정도 펼쳐진 도심 속 근린공원이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두꺼비가 구룡산 아래로 내려와 산란한다. 이 일대가 그 유명한 두꺼비 산란장 '원흥이 방죽'이다.

개발 현장 앞 일대 도로는 충남대병원 후문∼산남동을 잇는 사거리와 주변 아파트 등 교통혼잡 지역이다. 특히 이 구간 중 1.5m가량 순환로를 관통하는 고가도로가 설치돼 있다. 이 고가도로는 돔형으로 방음벽을 설치해 미관을 크게 해칠뿐더러 답답한 도심 속 흉물 구조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순환로를 관통하는 고가도로 옆 구룡공원 개발은 전체 128만9369㎡(40만 평)에 축구장 40개 면적의 28만3004㎡(8만5000평) 규모다.

이날 현장 주변에서 만난 시민 모두 개발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지난 2000년 초 청주KBS 여론조사 결과, 시민 절반 이상이 구룡공원 1구역과 2구역 전체를 매입해 녹지 보존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구룡산 살리기 주민대책위원회(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청주시와 청주시의회가 "구룡공원 난개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는 촉구 시위 등 강력한 반대 투쟁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주시는 "'청주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대책 거버넌스'를 통해 구룡공원 1구역은 민간 개발, 2지구 보전 및 순차 매입하는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원회 등 일각에서는 "시가 아파트 투기 우려가 있는 민간공원 개발 사업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시-업체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확연히 드러나 여론몰이가 있다. 부동산 업계와 수많은 매체가 구룡공원 개발을 앞다퉈 분위기를 조장하는 여론이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청주에 최대규모 공원을 품은 아파트 '더샵 청주 그리니티' '도심 속 공원' 등 아파트분양과 관련한 온갖 분양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구룡공원 인접 순환로를 관통하는 1,5km 거리 고가도로, 돔형으로 방음벽을 설치해 답답한 도심 속 흉물 구조물로 자리 잡고 있다. 둥근 흰색 안쪽이 개발 현장이다. ⓒ시사저널 서중권

위원회 관계자는 "도시공원 해결을 위한 청주시의 개발 명분은 결국 민간업체 아파트사업을 목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날 중장비가 파헤치는 산기슭 부위마다 황톳빛 속살을 드러낸 채, 신음하는 구룡산이 절규를 토하는 듯했다. 앞으로 진행될 발파소음과 진동, 흙먼지 등 온갖 고통은 시민들 몫으로 돌아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구룡공원 개발 그곳에 '공원 품은 아파트'가 지상 38층까지 대형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도심 속 '허파' 구룡공원이 탐욕으로 얼룩지고 훼손되고 있는 현주소다.

청주시가 "시의 무분별한 도시 행정이 후손에게 물려줄 큰 자산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을 어떻게 잠재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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