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대북 백신 지원이 교착 타개할 수도..바이든표 '전략적 인내'는 지속불가능"
[경향신문]
“중국은 백신을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쓰지만, 미국은 백신을 통해 가교를 놓아야 한다. 북한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연쇄 미사일 시험 발사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를 타개할 방안으로 ‘대북 백신 지원’에 주목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점점 더 위험해지는 외교적 교착 상태를 타개할 새롭고 창의적인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으로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로긴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해온 북한이 지난해 말 국제보건기구(WHO)로부터 의료 물자를 반입하거나 국제적십자사 직원들의 전염병 퇴치 활동을 허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산 백신이나 치료제를 포함하는 더 큰 코로나19 인도지원 패키지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북한 전문가들과 전직 관료들도 이것(북한의 태도 변화)에 외교적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김 위원장이 주민들을 위한 백신 접종 확보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과거에 없었던 인도적 기회가 있을 수 있고, 안보 분야의 폭넓은 협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미국이 직접 지원이 아닌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으로 북한의 인도적 지원 수용 의사를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김 위원장은 남한의 새 대통령이 올해 취임하는 것을 기다리면서 안보 이슈 협상에는 나서지 않으려 할 수 있다”면서도 “인도적 지원이 외교적 돌파구로 이지지 못해도 대북 백신 공급 방안을 찾는 것은 공중보건의 필수과제”라고 밝혔다.
로긴은 이날 ‘우리는 북한을 1년 더 등한시할 수 없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경고 성명, 제재 조치 등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는 상황과 관련해선 “바이든 버전의 ‘전략적 인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북한의 미사일, 핵 위협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고, 전 세계에서 북한은 가장 많은 미접종자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긴은 또 “바이든은 북한 문제에 에너지를 쏟겠다는 의향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며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풀타임’으로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겸하는 점, 백악관이 주한 미국 대사나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백신 지원으로 (대북) 외교에 시동이 걸리더라도 바이든 팀은 보상이 적고 위험이 큰 김정은 정권과의 협상에 시간과 노력을 쏟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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