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 금융권 '낙하산 인사' 반복.. '노동이사제'로 제동?

김준영 2022. 1. 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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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논란이 금융권에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하반기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됨에 따라 이러한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국회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이 통과됨에 따라 금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병폐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는 공공기관은 서민금융진흥원과 신보, 예보, 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총 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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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논란이 금융권에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하반기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됨에 따라 이러한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원호준 전 방위사업청 무인사업부장을 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원 신임 이사는 방사청에서 20여년간 근무하며 드론 등 무기 개발과 계약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한 이력의 인물이 서민의 과도한 부채 부담을 덜어주고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캠코의 가계지원본부장을 맡는다는 소식이 퍼지며 캠코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그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보안원에 취업하려다 거절됐다는 점도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노조 측은 출근저지와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거듭되는 논란에 캠코 측이 “중소기업과 사업재편기업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임명 후 가계지원본부가 아닌 기업지원본부장 등으로 업무를 분장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전문성과 적절성 등과 관련해 후폭풍이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 5일에는 신용보증기금이 조충행 전 금융위원회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과장급)을 신임 상임이사에 선임했다. 신보 측은 조 상임이사가 과거 재정경제부에서 은행제도과, 금융위서 서민금융과 등을 두루 거친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사라고 평가했지만, 노조 측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에 나서는 등 반발했다. 특히 노조 측은 신보 상임이사가 임기 2년에 한 차례 연임(1년)으로 3년까지 자리를 채우는 것이 관례였던 만큼, 전임 박창규 상임이사가 2년 만에 물러나는 것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0일 신임 비상임이사(사외이사)로 김정범 법무법인 민우 변호사를 임명했다. 임기가 만료된 박정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후임이다. 17대와 19대 총선에서 여당 후보 및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김 신임 이사는 민주연구원 이사, 한국문화진흥주식회사 비상임감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등을 지냈다. 이로써 예보 임원 중 정계 이력이 있는 임원은 4명으로 늘었다. 앞서 박상진 상임이사와 선종문 사외이사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바 있고, 이한규 감사도 민주당 정책위 정책실장을 지낸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정계 출신 인사가 동시에 4명이나 금융공기업 이사회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밖에 지난해 9월에는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장에 금융 경력이 전무한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내정됐다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을 넘지 못한 채 자진사퇴한 바 있다. 예탁결제원 또한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을 상임이사에 선임하려다 논란을 키웠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국회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이 통과됨에 따라 금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병폐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는 공공기관은 서민금융진흥원과 신보, 예보, 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총 5곳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예탁결제원, 한국투자공사 등 기타공공기관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은 올 하반기부터 노동자 측 대표가 추천하거나 근로자 과반 이상이 동의한 비상임이사 1명을 임명해야 한다. 노동계는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경영책임자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이 높아지고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의 확립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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