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에 해킹·사전공작.."1월 중순 이후 침공 가능성"

박용하 기자 2022. 1. 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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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로스토프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둔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연쇄 회담이 성과없이 종료되며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벌어졌으며,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러시아의 작전이 준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은 이달 중순과 다음달 사이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르히 데메듀크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정부 해킹 사건에 대한 잠정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벨라루스 정보국과 연결된 해커 집단인 ‘UNC1151’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으며, 해킹에 사용된 악성 소프트웨어는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의 해커 집단인 ‘ATP-29’이 사용한 것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그 우방인 벨라루스를 해킹의 배후 국가로 지목한 것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선 지난 14일 대규모 해킹 공격으로 내각과 외무부 등 7개 부처와 국가 응급서비스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자여권과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이 저장된 사이트도 피해를 봤다. 당시 해킹을 당한 홈페이지에는 우크라이나어·러시아어·폴란드어 등으로 “이것은 당신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 때문”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나치군과 협력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저항군 단체 등을 거론하는 내용이 올라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연루 여부를 얘기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분석 결과,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연루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들에 대한 비판은 커질 전망이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정무 차관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해킹은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러시아의 ‘플레이북’의 일부”라며 러시아가 과거에도 사이버 공격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상대 정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간의 연쇄 회담이 최근 빈손으로 종료된 뒤 우크라이나 접경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군사 개입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false-flag operation) 준비에 들어갔다는 미 백악관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가 정규군을 대신하는 일부 ‘대리군’들을 이 지역에 보내면, 사전에 배치된 공작원들이 이들을 공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먼저 공격했다’는 구실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작전이 “침략을 위한 구실을 날조하려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부”라며 “러시아는 2014년에도 유사한 활동을 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 시작될 수 있으며, 가짜 깃발 작전은 이보다 몇 주 전에 착수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미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18가지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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