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 국민 10만명 요청하면 교육정책 재검토한다는데.."처리기한 없어 유명무실"

이호준 기자 입력 2022. 1. 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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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7월 1일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가 국민 10만명이 동의하면 교육 정책을 재검토하는 내용의 국가교육위원회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처리기한이 없어 허울뿐인 국민 청원 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의당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2일 오는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해당 시행령에는 특정 교육정책에 대해 국민 10만명이 동의하면 국가교육위원회가 검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국회 국민동의청원이나 청와대 국민청원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90일 이내에 인터넷 홈페이지로 국민 10만명이 동의하면 요건 충족되고, 국가교육위원회는 45일 이내에 절차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통보한다. 이어 해당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 및 조정 절차가 완료되면 15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는 구조다.

하지만 두 번째 과정과 세 번째 과정 사이에 처리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위원회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무기한 뭉개기가 가능하다는 게 정의당의 지적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어렵게 100만명이 동의했으니 국가교육위원회가 해당 교육정책에 대해 좋은 답을 내겠구나’ 기대가 있을텐데,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대를 모른 척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과 동일한 상황이 가능한 것으로 국회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청원심사규칙을 개정, 10만명에서 5만명으로 요건 완화했다. 국회는 “입법과정에 대한 국민 참여가 높아지고 국민의 청원권이 실질적으로 확대”된다고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법에 따르면 해당 청원에 대한 심사기간은 90일+60일로 청원이 회부되면 90일 내에 결과를 도출하거나 도출 실패시 60일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상임위 의결로 추가연장이 가능한데, 이 때의 처리기한은 없다. 국회의 ‘관례’ 또는 ‘관행’대로 임기 말까지다.

실제로 학급당 학생 20명 이하를 법으로 정하자는 청원이나 차별금지법 등이 이런 방식으로 현재 임기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현재 20건 계류 중으로 처리된 청원은 10건에 지나지 않는다.

장혜영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처리기한이 없기 때문에 국가교육위원회가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구성 상 청와대와 정부 편향적인 위원회가 될 소지가 있는데, 국민참여 마저 입맛대로 고르기와 뭉개기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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