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물열차 단둥 도착"..북중 교역 재개되나
[경향신문]
북한이 16일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화물열차가 운행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북한이 북·중 국경을 봉쇄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신의주를 출발한 북한 화물열차는 압록강 철교(조중우의교)를 거쳐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 도착했다. 이 열차는 긴급 물자를 싣고 17일쯤 북한에 돌아갈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화물열차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실어나를 물자는 주로 의약품 등 방역물품을 비롯해 생필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사용 비료와 자재, 건축 자재 등도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둥 공안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조중우의교와 단둥역 부근 경계를 강화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중우의교와 단둥역을 바라볼 수 있는 압록강 주변 호텔들도 투숙객을 받는 것이 제한되고 있다.
이날 북한 화물열차 운행으로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중 간 물적 교류가 공식적으로 재개될 지 관심이 쏠린다. 대북소식통은 “이번 열차 운행이 한두번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북·중 무역 재개의 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이 설 연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인 광명성절(2월 16일),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인 태양절(4월 15일) 등 최대 명절을 앞두고 필수 물자를 공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중은 중국 동북지역의 코로나19가 수그러들자 지난해부터 철도를 이용한 육로무역 재개를 모색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협의가 완료됐으나 중국 동북지역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무산됐다.
북한 화물열차 운행이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대북 인도적 물자 수송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북한이 국경을 전면 개방하는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우리의 방역을 선진적이며 인민적인 방역에로 이행시키는데 필요한 수단과 역량을 보강·완비하는 사업을 적극 내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을 두고 그동안 이어져온 ‘국경 봉쇄’식 방역에 변화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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