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인플레·대선에 등 떠밀린 경제정책..'엇박자'만 커진다

이정훈 2022. 1. 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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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 부담에 한국은행의 돈줄 죄기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서도 국회 압박에 정부는 피해계층 지원 명목으로 계속 돈을 풀어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거센 만큼 지금은 시중에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이 시급한데 정부가 오히려 서둘러 추경을 편성했으니 손발이 안 맞는 정책 엇박자인 셈"이라며 "굳이 방역 강화에 따른 피해 지원을 하려면 기존 예산 중 덜 급한 부분을 옮겨와 집행하는 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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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확산에 高방역 지속..각계반발에 방역패스 제동까지
가계빚으로 시작했다 인플레에 좇겨..한은 통화긴축 과속
올해도 확장재정 편성했지만..대선에 예상 못한 연초추경
방역강화에 돈 풀고, 돈 푸니 인플레 초래..'엇박자' 우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치솟는 물가 부담에 한국은행의 돈줄 죄기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서도 국회 압박에 정부는 피해계층 지원 명목으로 계속 돈을 풀어대고 있다. 방역당국은 높은 수준의 방역을 고수하며 돈 풀기 효과를 떨어 뜨리고 있어 정책 엇박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국은행)

정부는 지난 14일 정부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사적 모임 제한 인원만 종전 4인에서 6인으로 소폭 완화한 채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다음 달 6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이에 맞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역과 소상공인을 돕겠다며 총 14조원 규모로 원포인트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본예산 집행이 시작된 지 보름도 안된 시점에 나온 추경이지만, 대선 주자들은 추경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6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단행한 금리 인상인데,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 수준도 긴축이 아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까지도 강하게 시사했다.

문제는 각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제주체들의 피로도나 신규 확진자 감소세, 방역패스 효력정지 등에도 방역당국은 강한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고, 이에 정치권은 재정당국에 돈 풀기를 압박해 불만을 틀어 막으려 하고 있다. 또 한은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려고 금리 인상을 서둘고 있는데도 정부는 재정을 풀어 그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이날 거리두기 재연장 이후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에서 내수경기를 `부정적`으로 진단하며 거리두기 지속에 따른 내수 악영향을 우려했다.

또 한은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물가 상승압력이 줄면 가계 부담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영향을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금리를 올리면 이자부담이 늘어 가계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순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이 작년 9월 말 기준 가계대출과 변동금리 비중을 토대로 산출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부담은 연간 3조2000억원 늘 것으로 추산됐다. 이미 세 차례 인상이 됐으니 9조6000억원 부담이 느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거센 만큼 지금은 시중에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이 시급한데 정부가 오히려 서둘러 추경을 편성했으니 손발이 안 맞는 정책 엇박자인 셈”이라며 “굳이 방역 강화에 따른 피해 지원을 하려면 기존 예산 중 덜 급한 부분을 옮겨와 집행하는 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특히 작년 26%에 육박했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경기가 꺾이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유동성 측면에서 액셀레이터를 밟는 재정정책과 브레이크를 밟는 통화정책이 동시에 이뤄지니 우려스럽다”며 “특히 한은이 놀랄 정도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를 보이는데, 향후 경기나 가계 영향을 살피며 신중하게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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