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 임신부 감염시 임신부·태아 모두 위험"

김민수 기자 2022. 1. 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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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연구진..미 연구에선 백신 맞은 여성의 모유 통해 항체 아기에게 전달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한 병원에서 임신부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임신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사산하거나 출산 후 영아가 첫 달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코틀랜드에서 수만 건의 임신부를 추적 연구한 최초의 대규모 분석 연구다. 

한편 지난 7일(현지시간)에는 국제 학술지 ‘산부인과학’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접종받은 여성의 모유를 먹은 아기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항체 보유를 확인한 연구결과가 실렸다. 국내에서도 지난 1월 7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백신 미접종 임신부가 출산 후 치료 중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임신부 백신 접종의 이점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 미접종 임신부·태아 코로나19 감염시 모두 위험

스코틀랜드 수도 에딘버러 소재 에딘버러대 연구진은 ‘스코틀랜드의 임신 중 COVID-19’(COPS)라는 인구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백신이 처음 접종되기 시작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스코틀랜드의 임신부 현황을 추적 조사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4일자(현지시간)에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어느 시점에서든 미접종 임신부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좋지 않은 결과가 일반적으로 높아졌고 특히 임신 후반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위험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출산 전 28일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 620명 중 14명의 태아 또는 영아가 사망했으며 10명은 사산했다고 밝혔다. 모든 사망 사례는 미접종 임신부들에게 발생했다. 이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모든 스코틀랜드 임신 사례 중 1000명당 주산기(임신 22주에서 생후 1주) 사망 5.6명에 비해 1000명당 22.5명으로 약 4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2020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데이터 분석 결과 미접종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조산 확률도 10.2%로 일반 임신부(8%)보다 높았다. 

백신 미접종 임신부는 코로나19 위험도도 높아졌다. 연구에 참여한 약 8만8000명의 임신부를 분석한 결과 백신 미접종 임신부는 백신을 접종한 임신부보다 코로나19 감염시 중증 진행률과 입원율이 높았다. 연구 기간 동안 발생한 중환자실 입원 사례의 98%, 입원 사례의 91%가 모두 미접종 임신부였다. 

임신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접종 이점이 크다는 증거들이 나오는 만큼 “예방접종은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분명한 실천 사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임신부 백신 접종률은 약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1차 접종을 마친 임신부는 2087명, 접종 완료 임신부는 1175명이다. 전국 임신부가 약 13만9000여명(2021년 9월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차 접종률은 1.5%, 2차 접종률은 0.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백신 접종받은 여성 모유 먹은 아기에게도 항체 전달

백신을 접종받은 여성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항체를 전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 7일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산부인과학’에 mRNA 백신 접종 여성의 모유를 먹은 아기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임신부가 백신 접종을 받으면 혜택이 아기에게도 전달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2021년 1월~4월 mRNA백신을 접종받고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중인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모유와 백신 2차접종 이후 21일이 지나 모유를 먹은 아기의 대변 시료를 얻어 분석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한 여성의 모유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중화시키는 동시에 이 모유를 먹은 아기들의 대변에서도 이뮤노글로불린G(IgG) 항체와 IgA 항체가 각각 33%, 30% 검출됐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산모가 수유중인 아기의 배설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며 “여성이 백신 접종 후에도 모유 수유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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