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첫 경매..간송미술관 불교유물 2점 얼마에 누가 살까

박상현 2022. 1. 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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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시 문화재 최고가 유력..2015년 '청량산 괘불탱' 35억2천만원 낙찰
"유찰 가능성도"..국립중앙박물관 '신중 모드' 속 참여 의사
'금동삼존불감' [케이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미술품 경매 사상 처음으로 국보 문화재가 출품됐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된 불상 2점을 경매에 부쳐 문화계에 파장을 몰고 온 간송미술관이 내놓은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열리는 올해 첫 경매에 두 불교 유물이 나온다고 예고했다. 삼국시대 유물인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32억∼45억원, 고려시대 금동삼존불감은 28억∼40억원으로 추정가가 책정됐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계미십일월'(癸未十一月)에 제작했다는 명문(銘文·비석이나 기물에 새긴 글)이 있어 563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6세기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호신불로, 높이는 17.7㎝이다.

금동삼존불감은 불상을 모시는 작은 건조물인 불감(佛龕)과 삼존불로 구성된다. 높이는 18㎝이며, 제작 시기는 11∼12세기로 추정된다. 고려시대 건축 양식과 조각 기법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계에서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의 국보 불상과 불감 경매 출품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고 보고 있다. 간송재단은 앞서 보물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을 당시 "불가피하게 불교 유물을 매각하고 서화와 도자, 전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간송재단이 국보 불교 유물을 경매로 팔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다"고 말했다.

간송재단에 있는 국보는 12건이며, 그중 불교 관련 문화재는 경매에 나온 유물 2건뿐이다. 나머지 국보는 '훈민정음', '청자 기린형뚜껑 향로', '신윤복 필 풍속도 화첩' 등 서적·그림과 도자기다.

2020년 5월 보물 '금동보살입상' 경매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경매서 현대 작품보다 관심 덜한 문화재…보물 불상 2점도 유찰

지금까지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문화재는 보물로 지정된 대형 불화 '청량산 괘불탱'이다. 2015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2천만원에 낙찰됐다. 이전 최고가는 2012년 케이옥션에서 보물 '퇴우이선생진적'이 기록한 34억원이었다.

2015년 이후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현대 작품은 김환기 회화가 최고가를 거듭 경신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문화재를 향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케이옥션은 2020년 보물 '정선 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을 시작가 50억원에 내놓았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 유찰됐다.

간송미술관이 논란 속에서 판매를 시도한 보물 불상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도 경매에서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두 불상의 시작가는 모두 15억원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유찰 이후 유물 구입 예산을 활용해 두 불상을 사들였다. 총액은 30억원에 미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국보는 유형문화재 중에서도 가치가 크고 드문 것을 대상으로 하며, 보통 보물 중에서 승격해 지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매에 처음 나온 국보 2점은 구매 희망자들이 경합할 경우 문화재 최고가 경신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경매 시장에서 문화재가 인기를 끌지 못했고, 문화재에 관심을 두고 수십억원을 투자할 만한 기관이 사실상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시작가가 높게 정해지면 유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 [케이옥션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갈까…예산상 두 점 구매는 어려워

경매에서 국보 불교 유물 2점의 판매 가격만큼 이목을 끄는 요소는 구매자다. 차기 행선지로 입에 오르내리는 기관은 2년 전 간송미술관의 보물 불상을 모두 산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단 신중하게 검토하되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경매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관건은 금액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해 유물 구입 예산은 약 40억원이다. 불상과 불감을 모두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가치는 충분히 있는 유물들인데, 가격이 오르면 예산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구입할 수가 없다"며 "국보는 외국에 나갈 수 없고 소유자가 신고 절차를 통해 확인되기 때문에 무리해서 사들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 구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화재계 관계자는 "경매 동향을 봤을 때 고가의 문화재를 산 기관은 박물관이 많았다"며 "두 유물의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누가 살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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