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해저화산 분출 日 직격타.. 8개현 23만명 피난령 [특파원+]

남태평양 통가 근처서 15일 해저분화로 쓰나미
日 당국 처음 '쓰나미 우려 없음' 발표했다 당황
태평양 수위 상승 중..최대 3m 지진해일 예보

일본 NHK 방송이 16일 오전 7시30분 현재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을 보여주고 있다. 붉은색이 경보, 노란색이 주의보 발령 지역이다. NHK 캡처

남태평양 통가 근처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저화산 분화 영향이 일본을 직격(直擊)했다. 이 해저화산 분출로 일본에서 5년 만에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고 태평양 연안 8개 현(縣) 23만명에게 피난지시가 내려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日 ‘쓰나미 우려없다’→경보·주위보 전환

일본 당국은 16일 태평양의 수위 상승이 확인되고 태평양에 접한 해안 전역 곳곳에서 쓰나미가 관측되자 인명피해 발생을 우려해 바짝 경계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처음에는 쓰나미 우려가 없다고 발표했다가 경보·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 남서부 일부 섬에 최대 3ｍ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될 수 있다고 이날 오전 0시 15분 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沖繩)와 규슈(九州)섬 사이에 있는 아마미(奄美) 군도나 도카라 열도 일대에 최대 3ｍ의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또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오키나와(沖繩)까지 태평양에 접한 나머지 연안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함께 발령했다. 이후 16일 오전 2시 54분 혼슈(本州) 북동부 이와테(岩手)현에 발령한 쓰나미 주의보를 쓰나미 경보(예상 높이 3ｍ)로 상향 조정했다.

NHK 방송 보도에 의하면 아마미시 고미나토(小湊)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55분 1.2ｍ 높이의 쓰나미가 확인됐다. 아마미시는 모든 주민에게 높은 곳으로 피난하라고 당부했다. 이와테현 구지(久慈)항에서는 오전 2시 26분 1.1ｍ의 쓰나미가 관측됐으며 수위가 상승 중이다.

혼슈에 속하는 와카야마(和歌山)현 남부 구시모토초(串本町)에서는 90㎝의 쓰나미가 관측되는 등 각지에서 1ｍ 미만의 쓰나미가 확인됐다.

NHK 헬리콥터가 16일 고치현 무로토시 항구에서 쓰나미로 배가 침몰하고 있는 현장을 포착했다. NHK 캡처

◆8개현 23만명에 피난 지시…피난 속출

일본 총무성 소방청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아오모리(靑森), 이와타, 미야기(宮城), 지바(千葉), 도쿠시마(德島), 고치(高知), 미야자키(宮崎), 가고시마(鹿兒島) 8개현, 55개 시정촌(市町村), 약 23만명에게 쓰나미 경보·주의보에 수반되는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시코쿠(四國)섬의 고치현 무로토(室戶)시에서 쓰나미에 배가 떠내려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무로토시에서는 소형 선박 몇 척이 뒤집히거나 균형을 잃고 기울어진 채 물에 거의 가라앉아 있는 모습이 NHK를 통해 중계됐다. 아마미시에서는 쓰나미 경보에 피신하던 100세 여성이 넘어져 머리를 다친 후 구급차로 이송됐다. 

미야기현 센다이(仙台)역에서 후쿠시마(福島)현 신치(新地)역 구간을 오가는 JR조반(常磐)선을 비롯해 일부 지역의 철도 운행이 보류됐다.

NHK 방송이 16일 정기 방송을 중지하고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됐음을 알리면서 피난할 것을 알리고 있다. NHK 캡처

일본에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6년 11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 발령한 후 5년여 만이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바다에서는 한국시간 15일 오후 1시 10분쯤 해저화산이 분화했다. 일본에서는 1960년 발생한 칠레 지진의 영향으로 약 하루 뒤에 1∼4ｍ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해 140여 명이 희생된 적이 있다.

NHK 방송이 16일 정기 방송을 중지하고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됐음을 알리면서 피난할 것을 알리고 있다. NHK 캡처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