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최다 홀드 김대유 업그레이드 예고 "한 타석에 하나만 던져도.."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김대유는 보기 드문 왼손 사이드암 투수지만 왼손타자만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는 아니었다. LG에서도 김대유를 원포인트 투수로 생각하지 않았고, 김대유도 그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김대유는 지난해 개막 후 첫 두 달간 홀드 13개를 올렸다. 이 기간 오른손타자를 35번, 왼손타자를 34번 만났고 피OPS는 우타 상대 0.445, 좌타 상대 0.306으로 모두 수준급이었다. 2020년까지 단 하나의 홀드도 없었던 김대유는 그렇게 입단 12년 만에 리그 최고 불펜을 보유한 팀에서 필승조가 됐다. 24홀드로 리그 4위이자 왼손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홀드도 남겼다.
반전 드라마의 시작은 투구 폼 회복부터였다. 김대유는 2차 드래프트로 LG에 합류한 2020년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팔을 높이고 숨김 동작을 강조하는 새로운 폼에 도전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김대유의 몸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김대유는 2019년 kt에서 사이드암투수로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으나 2020년 LG에서는 단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3.14로 부진했다.
2021년 시즌 다시 팔을 내리면서 왼손타자는 물론이고 오른손타자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공을 던지게 됐다.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대유는 '팔을 예전처럼 내린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다'는 말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선택을 잘 한 것도 있고, 그렇게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신 코치님들 도움도 컸다. 어쨌든 변화를 택해 좋은 결론을 얻었으니 잘한 일이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 2020년과 2021년, 2019년과 2021년의 차이는 무엇일까.
"(2020년과)차이가 분명 있었다. 투구 폼이라는 게 굉장히 예민하다. 원래 옆으로 던지던 투수였는데도 다시 돌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작년)시즌 중에도 팔이 다시 올라갈 때가 있었다. 마음이 급해지면 그렇더라. 그럴 때마다 코치님께서 지금 팔 높이로 던지는 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계속 주지해주셨다."
"(2019년)전과 달라진 것이 많지는 않다. 안정감이 생겼다. kt 시절에는 스스로 불안한 느낌이 있었는데, 작년에는 내 투구에 안정감이 생겼다고 느꼈다. 계속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 폼에 미묘한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내가 느끼는 안정감이 가장 큰 차이 같다."
- 왼손 사이드암투수면서 1루쪽 투구판을 밟고 던지는데 오른손타자 상대로도 결과가 좋았다.
"상대를 많이 안 한 것도 있다. 그런데 (유)강남이는 오른손타자도 치기 쉽지 않은 궤적이니까 자신있게 던지라고 하더라. 오른손타자 상대로는 몸쪽 공 사인이 많다. 몸쪽 구사는 몸에 맞는 공이 나올 수도 있고 장타 위험도 있는데 하다보니 계속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른손타자들도)치기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바깥쪽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자신감이 과감한 투구로 이어졌다. 막 들어가니까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게 되는 것 같다."
- 왼손타자 상대로는 프론트도어 슬라이더도 과감하게 던지더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그 공이 통했다.
"풀카운트에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던졌다. 생각하고 던지면 잘 안 되더라. 계산하면서 던졌을 때는 결과가 항상 안 좋았다. 그때마다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강남이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다. 늘 경기 일지를 쓰는데 다시 읽어보면서 이유를 찾아가고 있다."
김대유는 지난해까지는 '운'의 도움을 받았을지 모른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앞으로는 운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으로 필승조 지위를 지키겠다고 했다.
'상대 팀에서 더 세밀하게 분석할텐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김대유는 "우선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 들어가다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분석에 맞춰서 너무 생각이 많아지면 마운드에서 흔들린다"고 대답했다.
또 "기술적으로는 몸쪽 공을 더 자신있게 던질 수 있게 훈련해야 한다. 작년에는 왼손타자 상대로 거의 바깥쪽 공을 던졌다. 몸쪽 공을 한 타석에 하나씩만 던질 수 있어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붙어보고 결과를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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